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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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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천구(許天九) 선생님께 올리는 글 - 고려대학교 촉(囑)

​아름다운 일에 부족한 글씨나마...​고려대학교​(총장 염재호)의 부탁으로 고대에 10억을 기증하신 허천구(許天九) 어르신께 감사의 뜻으로 올리는 붓글씨를 썼다.내용은 허선생님께서 조부님으로부터 받은 가르침이란다.​​與德爲鄰(여덕위린) ​ 덕으로써 이웃을 한다는 뜻으로, 덕이 있으면 모두가 친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許天九 先生 淸賞 (허천구 선생 청상 : 허천구 선생님, 맑게 감상하옵소서.) ​高麗大學校 屬 塗丁(고려대학교 촉 도정- 여기서는 '囑(촉)'으로 읽는다. : 고려대학교의 부탁으로 도정 권상호 삼가 쓰다.)​* 이 미담은 베리타스알파, 서울신문, ​글로벌이코노믹, 천지일보 등에 소개되었다.​​아래는 신문기사 내용이다.​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346027허천구 코삭 회장, 고려대에 10억 원 기부[천지일보=김민아 기자] 고려대학교(총장 염재호)가 25일 허천구 ㈜코삭 회장(77)으로부터 장학금 10억원을 기부받았다고 밝혔다. 허천구 회장(상학 59학번)은 “인성이 훌륭하고 개인의 이익보다 국가와 인류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삼는 학생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인성이 훌륭한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 오랜만에 모교를 오니 캠퍼스 곳곳 후배들에게서 젊고 활기찬 기운이 느껴져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이어 “저는 어려서 해방과 한국전쟁, 대학생이 되어서는 4.19를 겪으며 성장했다. 그러나보니 자연스럽게 어려운 학생들에 대해 관심이 커졌다”며 “모교와 선후배들에게 받았던 감사함에 비하면 작지만 고마운 마음을 돌려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고려대는 이 기부금을 ‘허천구장학기금’으로 명명하고, 기부자 맞춤형 기금으로 조성해 오는 2학기부터 학기당 5~6명의 학생들에게 전액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기부자의 철학대로 장학생을 선발하고 장학금의 사용 내역도 투명하게 보고하기 위해 매 학년도 기금의 사용 내역 및 장학생 정보를 기부자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허천구 회장의 기부 철학은 조부의 특별한 가르침으로부터 시작됐다. 3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를 여읜 허 회장은 유학자였던 할아버지 손에 자라며 ‘여덕위린(與德爲鄰, 덕으로써 이웃하면 모두 친해질 수 있다)’ 정신을 배웠다. 조부는 늘 허 회장에게 여덕위린을 적어주며 “항상 이웃을 보살피고 도와야 한다” “이웃을 덕으로 사랑하라”고 가르쳤다. 또한 어려운 이웃에게 무료로 농사지을 땅을 빌려주는 등 몸소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가풍의 영향으로 허 회장은 어려서부터 ‘나눔을 실천하며 살겠다’는 뜻을 품었다. 이날 오전 고려대 본관에서 열린 기부식에서 허 회장은 “지금까지는 익명으로 기부해왔는데 나의 작은 나눔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이 기부에 동참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 실명기부를 결심했다”며 “앞으로도 힘닿을 때까지 기부하며 현재의 나를 있게 해준 국가와 사회에 보답하고 미래 인재 양성에 기여하고 싶다. 나의 기부가 앞으로 또 다른 기부자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강원도 횡성 출신인 허 회장은 모교인 춘천고등학교 학생들 중 경제상황이 어려워 대학진학이 힘든 학생들에게 입학금 전액을 지원하는 장학회를 비롯해 강원도 지역사회를 위해 익명으로 15억여 원을 기부해오다가 작년 12월 아내 김민정씨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억을 기부 후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으로 부부가 함께 가입됐다.염재호 총장은 “인성과 품성이 훌륭한 학생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기부금을 소중하게 사용하겠다. 선배님들의 도움이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된다”며 허천구 회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여덕위린(與德爲鄰)’ 서예작품을 선물해 나눔의 의미를 더욱 빛나게 했다.한편 1965년 고려대 상학과를 졸업한 허천구 회장은 소다회를 미국에서 수입해 공급하는 ㈜코삭을 운영중이다. 삼미그룹 임원을 거쳐 고려물류, 아시아 냉장을 창업하는 등 50여년 동안 기업가로 활동했다.      
201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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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문화기획- 문자로 보는 세상 4

​세계일보 문화기획- 문자로 보는 세상 4지구의 지구력   청명(淸明)의 비는 나무에게 속삭이며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곡우(穀雨)의 비는 곡식을 간질이며 잠에서 깨어나게 한다. 그리하여 청명절은 나무를 옮겨심기에 좋은 때이고, 곡우절은 곡식을 옮겨심기에 좋은 때이다. 마침 곡우에 곡우가 내린다.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는데... 기쁨도 잠시, 지구촌은 지진 소식으로 왠지 한 주 내내 우울한 분위기다. 지구가 배앓이를 하고 있구나. 농민의 아들인 나는 이런 때일수록 집을 박차고 들로 나가 땀을 맛있게 흘려야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는데... 도시 생활에 오래 젖어 있다가 보니, 손에 흙 묻히는 일이 낯섦을 지나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흙으로 빚은 인간이 흙과 점점 멀어져 가니 어쩌면 좋으랴. 아스라이 손에 잡힐 듯 평화롭게 들판에 깔렸던 연무는 어디 가고 황사와 미세먼지의 농도만 체크하고 있으니 이를 어이하랴. 저기 아버지는 김이 물씬 나는 거름 지고 동구 밖을 돌아나가시고 삼촌은 소를 앞세우고 쟁기 지고 사립문을 나선다. 농부의 일손이 바빠지기 시작하는 계절에 ‘농가월령가’ 한 대목이 떠오른다. 삼월은 늦봄이라 청명곡우 절기로다. / 봄날이 따뜻하여 만물이 화창하니 / 온갖 꽃 활짝 피고 새소리 각색이라... / 농부의 힘 드는 일 가래질 첫째로다.어렴풋이 눈을 떴을 때는 신기루 같은 고향 풍경과 귓전을 맴돌던 노랫가락은 간 데 없고, 잉잉거리는 TV에서는 지진 소식만 들려온다.   농사라고 할 때의 ‘농사 농(農)’ 자와 지진이라고 할 때의 ‘지진 진(震)’ 자 밑에는 공통적으로 ‘진(辰)’ 자가 들어있는데 그 연유가 궁금하다. 우선 진(辰) 자의 근원을 찾아보자. 을 오랫동안 뚫어지게 바라보기도 하고 또 붓글씨로 그려 보기도 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갑골문 시대로 돌아가 봐도 진(辰) 자의 모양이 너무나 다양하여 무엇을 본떠 만든 글자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다음 단계로는 진(辰) 자가 들어있는 이웃 글자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 결과 ‘농사 농(農)’ 자에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논밭을 갈아 흙은 뒤집는 쟁기나 그 흙덩이를 부수고 고르게 펴는 써래와 같은 ‘농기구’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농(農) 자의 변화 추이를 살피는 과정에서 진(辰) 자가 농기구로 논밭을 가는 모습이라는 것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기존 여러 학자들은 진(辰) 자를 ‘커다란 조개’로 보고 있는데, 이는 아무래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농사짓는 곳과 큰 조개가 생산되는 곳은 공간적으로도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갑골문이 대거 출토된 은허(殷墟)는 중국 허난성(河南省)의 안양시(安陽市)에 있는 은나라 때의 유적지로서 바다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농사 농(農)’ 자의 갑골문 모양은 ‘풀 초(艸)’ 또는 ‘수풀 림(林)’ 아래 ‘손[寸]’과 ‘진(辰)’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농사 농(農)’ 자는 ‘들이나 숲 속에서 농기구를 손에 들고 개간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만약 진(辰) 자를 조개로 본다면 이것으로 풀은 제거할 수 있으되, 수풀 제거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금문이나 소전의 농(農) 자에는 풀이나 숲 사이에 ‘밭 전(田)’이 추가되는데 이는 숲이나 임야를 일궈 밭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일러 주는 것이다. 곧 이전에는 농작물을 자연 채취에 의존하다가, 나중에는 한곳에 정착생활을 하며 개간한 밭에서 본격적인 경작을 시작했다는 의미로 파악된다.그리고 갑골문의 농(農) 자에는 하나의 손만 붙어 있다가 금문과 전서시대에 오면 두 개로 나타나는데, 이는 농기구의 발달과 대형화로 두 손으로 농기구를 잡고 밭을 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의 ‘농(農)’ 자 모습은 예서시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풀, 숲, 손, 밭 등은 모두 사라지고 곡(曲) 자가 나타나 이들을 대신하고 있다. 자칫 노동요 한 곡조 당기며 밭을 가는 모습이라고 낭만적인 상상을 하기 쉬우나, 이는 좌우의 두 손[臼] 과 전(田) 자가 합쳐져 곡(曲)으로 변한 것이다. 여자의 가장 큰 농사는 임신(妊娠)이다. 그래서 ‘애 밸 신(娠)’ 자에는 신(辰)이 붙어있다. 농사는 파종과 수확의 시기를 잘 맞춰야 하는 시간예술이다. ‘새벽[晨]’에 천기를 보고, ‘진시(辰時, 8시)’에는 들에 나간다. 음력 3월을 ‘진월(辰月)’이라 하는데 농가월령가에서 보듯이 한해의 농사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다음으로 지진(地震)이라 할 때의 ‘진(震)’ 자 스토리를 찾아보자. 위에 얹혀 있는 ‘우(雨)’ 자는 일반적으로 날씨를 뜻하고, 아래의 ‘진(辰)’ 자는 ‘흔들리다, 진동하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진은 ‘땅의 흔들림’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무릇 움직이는 모든 것은 흔들리지 않으면 안 된다. 농기구도 굴착기처럼 흔들리지 않고서는 일을 해 나갈 수 없다. ‘진(震)’ 자는 이 외에도 ‘벼락, 천둥’ 등의 의미도 가지고 있는데, 모두 흔들림의 결과이다. 손이 흔들리면 ‘떨 진(振)’, 입술이 흔들리면 ‘놀랄 진(唇)’이다. ‘입술 순(脣)’ 자를 보면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이 흔들리는 것은 입술이다. 흔들리지 않으면 키스가 아니다. 흔들려야 하는 입술이므로 신은 가장 얇고 부드러운 살로 입술을 만들었나 보다.   지난달에 일본 규슈(九州) 일대를 다녀온 나로서는 구마모토(熊本) 지진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일본에 이어 남미 에콰도르에서는 더 큰 강진이 뒤이어 일어나고 지금도 여진이 계속되어 이재민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진이란 이름으로 지구도 인간처럼 몸살을 앓고, 배탈도 나고, 가끔 설사까지 하는 걸 보면 지구도 생명이 있는 유기체인가 보다. 그렇다면 지구온난화는 지구가 열병이 들어 헐떡이며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혁명을 거치면서 지구의 변화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경제 성장이란 허울 좋은 이름 아래 경쟁적으로 난개발이 이루어지고, 화석 연료의 과다 사용으로 지구가 숨을 몰아쉬고 있다. 인간이 도시를 만든 만큼 지구는 아물지 않는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시멘트와 아스팔트는 지구의 화상(火傷)이다. 땅속을 파헤친 만큼 지구는 수술대 위에서 신음하고 있다. 물이 썩어가니 지구는 혈액암에 걸릴 수밖에 없고, 공기가 오염되어가니 지구는 폐암에 걸릴 수밖에 없다. 지구에게 자정능력이 있다고요? 천만의 말씀. 지구의 지구력에도 한계가 있답니다.   지구의 나이가 46억년이란 말은 가끔 들어왔다. 지극히 짧고 작은 먼지 인생들이 별들의 나이를 어찌 짐작할 수 있겠는가. 지구의 건강 상태를 모르니 지구의 수명은 더욱 알 길이 없다. 그 사이 바다가 육지 되고, 육지가 바다 되기를 몇 차례나 되풀이했는지, 대륙과 대륙이 찰떡처럼 붙었다 떨어지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사실 하나는 인간이 지구의 생명을 단축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201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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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김성옥 선생(강남문화원장) 문화훈장 보관장 수훈 기념비문

감축드립니다.^^평소 존경하는 청송 김성옥 선생(강남문화원장)께서 문화훈장 보관장을 수훈하셨다.이에 뜻을 같이하는 몇 분이 모여 작으나마 기념표석을 해 드리기로 했다. 최고의 석각 장인 나익환 선생의 솜씨가 기대된다.​내용을 다음과 같다.​청송 김성옥 선생문화훈장 보관장 수훈기념​靑名凌雲松​馨滿山(청명능운 송형만산)​존귀한 명성은 구름 위로 치솟고소나무의 향기는 온산을 뒤덮네​2014. 10. 29​​소진광 이성근 권상호 곽정근​ 合心  평소 배려와 나눔의 시인, 김성옥 강남문화원 명예회장님을 위한 일에소진광 새마을중앙협의회 의장님,이성근 화백님,곽정근 교수님과 함께하게 되어 다행이다.​ 
2016.04.21

​세계일보 문화기획- 문자로 보는 세상 3

​세계일보 문화기획- 문자로 보는 세상 3쑥덕공론   봄꽃도 지고 총선도 지나갔다. 자연의 색깔이 바뀌듯 국회의 색깔도 바뀌었다. 봄을 알리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지자 국회에서는 총선 끝에 참패의 빨간색, 환호의 파란색, 돌풍의 녹색 꽃이 피었다. 6송이의 노란색 꽃과 11송이의 백색 꽃도 곁들였다. 일기예보도 가끔은 맞지 않듯이, 전문가의 총선 판세 분석도 엉터리였다. 솟구치는 봄 싹을 말릴 수 없듯이, 매서운 민심의 파도도 잠재울 수 없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변은 없고 민심이 있을 뿐이다. 국민의 양심이자 민중의 지팡이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4년간 봉사하실 당선 의원님,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긴 자의 겸허와 진 자의 거듭나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집 앞 언덕에 해쑥이 쑥스러움도 모르고 민심처럼 흙을 헤집고 쑥쑥 솟구쳐 나왔다. 피하며 걸어도 밟힐 정도이다. 이런 때면 어머님께서 해 주시던 쑥버무리가 생각난다. 한 잎 뚝 잘라 비벼서 코끝에 대 본다. 쑥 향이 이리 상큼한 건 쑥이 약이란 걸 금세 알 수 있게 한다. 쑥떡을 먹으며 밑도 끝도 없는 얘기를 우리끼리 주고받던 어린 시절의 추억에 코끝이 찡하다. 쑥떡 먹으며 쑥덕쑥덕 얘기를 나누는 게 쑥떡공론일까, 쑥덕공론일까 하는 생각에 순간 피식 웃음이 나온다. 스마트한 스마트폰 사전으로 확인해 보니 후자가 맞았다. “쑥떡처럼 얘기해도 찰떡처럼 알아들어야 한데이.” 하시며 쑥떡 하나 더 입에 채워주시던 어머님.대검찰청에 따르면 20대 총선 선거사범 입건자는 총 1,451명으로 19대 총선 당시의 1,096명에 비해 32.4%나 증가했고, 선거사범으로 입건된 당선인 수도 79명에서 104명으로 31.6% 늘어났다는 소식이다. 순간 쑥떡 맛이 떫고 씁쓸하게 다가온다. 꿈에 맛본 쑥떡인가.   20대 국회는 20년 만의 3당(黨) 구조, 16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로 정국이 재현되었다. 따라서 향후 국회 운영의 무게 추는 야권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정당(政黨)이라 할 때의 ‘당(黨)’과 여야(與野)라고 할 때의 ‘여(與)’와 ‘야(野)’라는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 진의를 찾아 쑥덕공론을 펼쳐보고자 한다.   ‘무리 당(黨)’은 상(尙)과 흑(黑)이 위아래로 합하여 이루어진 글자인데 도대체 무슨 뜻일까?우선 ‘높을 상(尙)’은 ‘숭상하다, 꾸미다, 더하다’ 등의 뜻이 있다. 위의 두 점은 학자에 따라 이론이 많지만 나는 솔개 머리 곧, 치두(鴟頭, 망새)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고자 한다. 왕궁이나 사찰 등의 용마루 양쪽 끝에 높게 부착하여 위엄을 나타내는 것을 치미(鴟尾)라고 하는데 어딜 보나 ‘꼬리 미(尾)’ 자는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기왓장이 날개라면 치두는 새의 머리일 것이고, 기왓장이 비늘이라면 치두는 물고기 머리일 것이다. 경주 황룡사 치두는 높이 182cm, 너비 105cm로 동양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그리고 높은 집을 ‘집 당(堂)’이라 하는데 여기에도 치두가 있다. 지체 높은 당(堂)에서는 마땅히 지니고 있는 공적인 밭이 있으니 ‘마땅 당(當)’이다. 숭상 받을 만한 사람에게 내리는 것은 ‘상줄 상(賞)’이고, 상을 받으면 갚아야 하는 데에서 ‘갚을 상(償)’이 나왔다. 상민은 바지 위에 수건을 늘 덧걸치고 살았으니 ‘항상 상(常)이고, 바지 위에 더하여 입는 옷은 ‘치마 상(裳)’이다. 치마는 본래 왕조 시대에 관원이 조정에 나아가 하례할 때에 입는 조복(朝服)이나 제사 지낼 때 입는 제복(祭服)에 덧입는 옷을 가리켰다. ‘검을 흑(黑)’의 초기 형태를 보면 사람의 얼굴에도 네 개의 점, 몸에도 네 개의 점이 찍혀있다. 이는 온몸에 문신을 한 사람의 모습으로 ‘묵형(墨刑)을 당한 죄수들이나 문신을 한 부족’을 가리킨다. 여기에서 ‘무리’의 뜻이 나온다.따라서 ‘당(黨)’이란 ‘높은 무리’의 뜻으로 벗처럼 뜻을 같이하는 무리는 ‘붕당(朋黨)’이고, 정치적 목적을 같이하는 무리는 ‘정당(政黨)’이라 할 수 있다.   여당(與黨)이란 정당정치에서 현재 정권을 잡은 정당을 말하는데, ‘여(與)’는 우리말 ‘여럿’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여(與) 자의 가운데 있는 여(与)는 ‘꼬인 새끼줄’ 모양으로 우리말 ‘새끼’(고어 ‘삿기’)는 ‘새끼 삭(索)’과 관련이 있다. 꼰 새끼를 연결하거나 묶으려면 끄나풀을 찾아야 하므로 동사로는 ‘찾을 색(索)’이 된다.여(與)에서 여(与)를 제하면 ‘이쪽의 두 손과 맞은편의 두 손’만 남는데, 이 글자가 ‘마주들 여(舁)’이다. 따라서 ‘여(與)’는 함께 새끼를 꼬는 모습에서 ‘무리, 동아리, 편들다, 주다’ 등의 뜻으로 의미가 확장된다. 여(與)에 손을 하나 더하면 ‘들 거(擧)’, 20명[스무 입(卄)]이 손을 바치면 ‘함께 공(共)’이 된다. 이 외에도 ‘갖출 구(具)’, ‘키 기(箕)’, ‘두루마리 권(卷)’, ‘책 전(典)’, ‘받들 봉(奉)’ 등의 많은 글자에 두 손이 나타나고, 여론조사(輿論調査)라고 할 때의 ‘수레 여(輿)’는 두 사람이 수레를 끌고 가는 모습이다. 여당이란 국회의원 수가 많은 정당을 가리킬 것 같지만, 이번처럼 ‘여소야대(與小野大)’라는 말이 있는 걸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여당은 정부의 편을 들어 그 정책을 지지하는 정당으로 대통령중심제의 경우 국회의원 수와 상관없이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여당이 되는 것이다.   그럼 ‘야(野)’는 어떤 뜻인가. 야(野)의 본자는 ‘야(埜)’로 갑골문에서는 숲 속에 남근석이 뻘쭘하게 서 있는 야한 형태였다. ‘야(野)하다’라는 말이 여기에서 유래했는데 요즈음은 영어의 영향으로 ‘sexy하다’는 말이 우세하다. 밤도 ‘야(夜)’하지만 대장간에서 쇠를 녹이는 모습은 더욱 ‘야(冶)’하다
201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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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해인 5월호 - 소림원 - 향엄격죽(香嚴擊竹)

향엄격죽(香嚴擊竹)   一擊忘所知 (일격망소지) 한번 부딪히는 소리에 아는 것 다 잊으니更不假修治 (갱불가수치) 가식적인, 수련과 다스림은 다시없구나.動容揚古路 (동용양고로) 혹시 거동과 용모에 예 가던 길 드러나도不墮悄然機 (불타초연기) 근심스런 기미에는 떨어지지 않으리.處處無踪跡 (처처무종적) 어느 곳에 이르든 남긴 발자취 없으리니聲色忘威儀 (성색망위의) 목소리와 얼굴빛으로 위의 떨치지 않으리.諸方達道者 (제방달도자) 여러 방면에서 도에 통달한 분들이咸言上上機 (함언상상기) 모두 말씀하시길 최상의 기회라네요.   전서체로 쓴 향엄격죽(香嚴擊竹)이란 화두는 ‘향엄이 대를 치다’로 풀이되며, 깨달음은 경전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특별한 기회에 우연히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좌우의 행서 글씨는 당나라 말기의 향엄(香嚴, ?~898) 선사가 깨달음을 얻은 뒤에 읊은 시로 이러한 시를 오도송(悟道頌)이라 한다. ‘깨달을 오(悟)’ 자 안에는 왜 ‘나 오(吾)’가 들어있을까? 깨달음이란 ‘나’의 몫이고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으며, 그렇다고 공부하여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님을 뜻한다. ‘아는 것은 남의 것, 깨달음은 나의 것’이란 경구도 여기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깨달음에서 오는 기쁨의 감탄 소리는 당연히 /오(悟)!/로서 영어의 /oh!/와도 비슷하다.향엄(香嚴)은 본래 백장(百丈) 선사의 영리한 제자로 경전에는 통달했으나 선도(禪道)를 깨우치지 못했다. 백장 선사가 열반에 들자 그의 수제자 위산(潙山) 선사를 찾아가 다시 배움을 청한다. 그런데 부모로부터 태어나기 전의 자신의 모습을 말해보라는 위산 사부의 질문에 끝내 대답을 구하지 못한 향엄은 모든 경전을 불사르고 멀리 떠나 향엄사에서 수행하기로 한다. 하루는 풀을 베다가 우연히 풀 속의 기와조각을 집어 던졌는데, 마침 옆에 있던 대에 맞아 ‘탁!’ 하며 맑고 부드러운 소리가 났것다. 순간 소리와 향엄은 하나가 되었다. 이 소리를 들은 향엄은 크게 깨닫고 향을 사르며, 멀리 위산 선사가 계신 곳을 향하여 절을 했다. “사부님의 은혜는 부모보다 크옵니다.” 격(擊)! 죽(竹)! 탁(拓)! 각(覺)!  
201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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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신청사 상량문

인천공항 상량문   약속의 땅 영종도 하늘 길 연 인천공항혁신과 도전으로 세계 일등 일구었네.여객 물류 운송으로 국가경제 선도하고이제는 동북아 넘어 지구촌 허브공항.   최고의 시설과 최상의 서비스로세계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온 국민의 정성과 공항가족 염원 담아오늘도 하늘과 땅을 행복하게 잇습니다.​   땀과 지혜로 쌓아갈 명성과 신뢰더 안전한 공항, 더 편리한 공항,더 빠른 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하여내일도 이 터전에 새 역사 펼치리.​   제2여객터미널 공사 알차게 추진하여마침내 상량함을 하느님께 고하오니하늘에선 일월성신 삼광이 비치고땅에서는 인류에게 오복이 임하리.   2016년 월 일 시 입주상량 ​주) 1연은 과거, 2연은 현재, 3연은 미래, 4연은 상량을 테마로 지어보았습니다.놀랍게도 仁은 '사람, 하늘, 땅'의 이미지, 川은 '활주로'의 이미지 그대로가 아닌가? 永宗島의 뜻 역시 '긴 마루(활주로)'의 의미가 담겨 있다.   
201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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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문화기획(문자로보는 세상 2) 치산치수(治山治水)에서 민주정치(民主政治)까지

세계일보 문화기획- 문자로 보는 세상 2치산치수(治山治水)와 민주정치(民主政治)   예전의 군왕은 치산치수(治山治水)를 오늘날의 대통령은 민주정치(民主政治)를 다스림의 근본으로 삼았다. 사실 ‘다스림’이란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독거림’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이 두 단어에 공통으로 나오는 ‘치(治)’ 자를 보면 다스림이란 국민이 ‘물 마시고(氵: water supply), 숨 쉬고(厶: air quality control), 먹는(口: feeding the people)’ 일을 보살피는 것이다. 명쾌한 삼박자 해석이다.치산치수는 단순히 산과 내를 잘 관리하여 가뭄이나 홍수 따위의 재해를 예방하는 차원의 다스림이 아니다. 우리는 치산(治山)을 통해 불을 사용할 수 있고, 치수(治水)를 통해 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 게다가 치산으로 목재를 얻어 집을 짓고 수레를 만들며, 치수로 농사짓고 배를 띄울 수 있다. 치산치수 없이는 요산요수(樂山樂水)도 있을 수 없다. 이를테면 치산치수는 의식주의 공급원이자 즐거운 생활의 필수조건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뛰어난 토목 장비로 우리 몸의 뼈대와 같은 산을 마구 헤집거나 핏줄과 같은 강의 흐름을 헷갈리게 하는 지나친 치산치수가 문제가 된다. 자칫하면 치산치수가 친환경 녹색성장이 아니라 반환경 적색노화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산수와 친하려면 산수와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 물과 불의 공급에 이상이 생겼을 때 이를 재앙이라 한다. 꺾이어 흐르는 ‘내 천(巛)’ 자와 활활 타오르는 ‘불 화(火)’ 자를 합하여 ‘재앙 재(災)’ 자를 만들어냈다. 과거의 가장 큰 재앙은 그나마 물난리와 불난리뿐이었는데, 지금은 폭발, 붕괴, 방출, 충돌, 침몰에다 인류를 핵핵거리게 만드는 핵(核) 재앙까지 더해졌다.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가장 무섭다. 불은 그저 ‘봄 춘(春)’ 자처럼 다사롭고, 물은 마냥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모습이 천하태평(天下泰平)이라고 할 때의 ‘편안할 태(泰)’ 자렷다.   민주정치는 인민(人民)에게 주권(主權)이 있는 정치를 말한다. 국가의 구성원을 인민(人民)이라는 했는데, 여기서 인(人)은 글을 아는 사람을, 민(民)은 글을 모르는 무식쟁이를 뜻했다. 세종처럼 어진 임금도 훈민정음 어지에서 ‘어린 ᄇᆡᆨ셔ᇰ(어리석은 백성, 愚民)’이라는 용어를 썼다. 민(民) 자의 초기 형태는 포로로 잡은 사람을 노예로 부리기 위해 뾰족하게 생긴 형구로 한쪽 눈을 찌르는 끔찍한 모습이었다. ‘잠잘 면(眠)’ 자를 보더라도 민(民)은 눈이 어두운 사람이란 걸 알 수 있다. 세종이 창제한 한글을 훈인정자(訓人正字)라 하지 않고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 한 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글 모르는 사람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훈인(訓人)이 아니라 ‘훈민(訓民)’이라 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훈민정음은 문자가 아니라 발음 부호이므로 정자(正字)가 아니라 ‘정음(正音)’이라 했다. 여기에서 발음부호라 함은 소리글자를 말한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는 문자라 하면 으레 한자를 가리켰고, 한자는 양반의 전용물이었다. 서민은 문자를 알고 싶어도 신분적 제약 때문에 불가능했고 또 알아서도 안 되는 신성불가침 분야였다. 다행히 오늘날은 누구에게나 지구상의 40여 개의 문자가 모두 열려있고, 외견상으로는 신분 제약 또한 거의 없다. 하지만 신분 상승?을 위해서는 문자를 익히고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사실은 만고의 진리이다. 문자로써 권력을 잡을 수 있으니 이문집권(以文執權)이라고나 할까. 자녀에게 습관처럼 ‘공부하라’고 하는 데는 다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런데 세상은 바뀌었다. 백성이 주인인 민주(民主) 세상이 되었다. 민주정치(民主政治)란 말은 국민이 주권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렷다. 선거(選擧)라는 이름으로…….민주주의의 꽃은 선거(選擧)이다.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최선의 길은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일이요, 민주주의 실천의 최선의 길은 선거를 아름답게 잘 치르는 일이다. 오는 4월 13일, 수요일은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일이다. 마침 이날은 임시정부수립일이기도 하다. 3·1 운동 직후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역사적 의의를 기리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선거는 일자보다 ‘수요일’이란 요일이 중요하다. 제17대 대통령선거(2007. 12. 19), 제18대 국회의원선서(2008. 04. 09),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2006. 05. 31) 등이 모두 수요일이었는데, 이때부터 수요일에 선거를 치르도록 법정화 되었다. 목요일에서 수요일로 바뀐 사연은 금요일 하루만 연가받으면 4일간 여행을 떠날 수도 있음을 염려했기 때문이란다. 결국,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요일을 바꾼 셈이다.그러나 여기에서 수요일의 상징적 의미를 달리 해석해 보고자 한다. 수요일은 물의 날이다. 선거를 통하여 기존의 묵은 떼가 있다면 깨끗이 씻어내고 물처럼 낮은 자세로 국민을 받들 줄 아는 봉사 일꾼을 뽑으라는 뜻도 담겨있다고 본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물이라면 국가는 배라 할 수 있다. 물은 배를 순항하게 할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지방자치단체장까지 모두 물의 무서움을 알아야 한다. 유권자는 자신의 생사여탈(生死與奪)을 맡길 만한 지도자를 뽑는다는 자세로 신중에 희망을 더하여 기도하는 마음으로 투표해야 한다.선거철이면 떠오르는 후보자들의 현수막, 푸짐한 말잔치, 장밋빛 공약, 인사와 명함, 악수와 미소……. 명주 자루에 개똥이 들어있을 수도 있고, 삼배 자루에 금덩어리가 들어있을 수도 있다. 낙선자에겐 위로와 격려를, 당선자에겐 갈채와 찬사를 보내자. 올려놓고 흔드는 일은 없어야겠다. 개인에겐 인격(人格)이 있고, 나라엔 국격(國格)이 있다. 놀랍게도 국격은 인격 이상일 수 없다. 뽑아놓고 욕하는 것은 드러누워 침 뱉는 격이다. 예뻐도 내 나라, 미워도 내 나라다. 이번 20대 국회의원 후보자 가운데 약 40%가 전과자라니 정치 지망생의 도덕성에 의구심이 간다. 명예회복을 위한 몸부림인가 뼈저린 반성의 몸짓인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IT 강국답게 후보자의 지역, 공약, 학력, 경력, 재산, 병역, 전과 등을 소상히 소개하고 있다. 척 보면 알겠지만, 그래도 정치가(政治家)와 정치꾼을 구분할 줄 아는 안목을 갖기 위해서라도 임시 공휴일에 ‘2016년 국회의원선거 후보자정보’를 한 번쯤 검색해 보고 투표장에 나가자. 아는 만큼 보이고 공부한 만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정치는 당파 간이든 여야 간이든 생래적으로 서로를 공격하게 되어 있다. ‘정사 정(
201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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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귀중

사진 : 별첨도정(塗丁) 권상호(權相浩) : 문학박사, 서예 문자학자  머리글 : 말은 생각과 느낌이 흐르는 강이요, 글은 생각과 느낌을 담는 바다다. 스마트폰을 얻은 대신에 독서를 잃어버린 세대에게 문자와 글 속에 숨어있는 유쾌한 지혜, 해학의 즐거움을 나누고자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붓을 잡는 문자학연구자로서 이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이른바 ‘문자로 보는 세상’이란 인간이 평소 사용하는 말글 속에 세상의 이치가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서예와 그림을 곁들여 보여줌으로써 독자와의 짧은 만남이지만 오랜 여운으로 남기를 기대한다. 넘치는 일인 줄 알면서도 깜냥 용기를 낸다.
201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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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기(春氣)를 어쩔거나

세계일보 칼럼- 문자로 보는 세상 18춘기(春氣)를 어쩔거나   지천으로 핀 꽃이며 새싹이며 정녕 볼 게 많은 봄이로구나. 이 꽃이 지면 열매 여는 여름이 올 터이고, 그 열매 거두고 깎는 가을이 지나면, 찬바람 눈보라에 지내기 겨운 겨울이 올지니…….계절의 변화는 순환인가 수난인가? 변화무쌍한 자연의 신비로 보면 순환의 즐거움이지만, 적응의 어려움으로 보면 수난이라 할 수 있겠다. 나같이 건강하지 못한 자에게는 한 계절에 적응할 만하면 어느덧 다른 계절로 바뀌니 이에 대비할 기초 체력도 부족하고 마음의 여유도 없다. 특히 한국처럼 사계절이 뚜렷하고 기온의 일교차가 심한 나라에서는 과일과 단풍의 빛깔은 고울지라도 인간이 날씨 변화에 적응하며 무덤덤하게 살아가기에는 쉽지 않은 노릇이다. 인간과 기계의 두뇌전쟁, 멈추지 않는 폭탄테러 속에서도 봄은 오는가 보다. 땅속 풀싹은 기지개를 켜며 바깥세상을 향해 머리를 내밀고, 수목은 실눈을 뜨고 햇살의 세기와 햇볕의 다사로움을 저울질하고 있다. 산 너머 남촌으로부터 불어오는 샛바람이 꽃향기를 안고 몰려온다. 도시에서는 행인의 가벼운 옷자락과 밝은 표정에서, 시골에서는 하루하루 달라지는 산야의 빛깔과 화사한 꽃 잔치에서 봄을 느낄 수 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잊었을 때도 영락없이 오는가 보다.우리말 ‘봄’이라는 말은 촉각, 청각, 후각, 미각보다 시각에서 온 말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보다’의 명사형인 ‘봄’과 계절로서의 ‘봄’의 어원이 같으리라는 생각이다. ‘봄’이라고 할 때의 첫소리 ‘ㅂ’은 모양으로나 소리로나 ‘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ㅁ’은 입술소리로서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내는 소리이다. 기도와 식도가 비로소 열리고 다물었던 입술을 떼면서 나오는 소리가 ‘ㅁ’이다. /엄마, 맘마/에서 출발하여 /말, 몸, 물, 마음/ 등의 원초적이고 귀중한 단어가 모두 ‘ㅁ’에서 출발한다. ‘ㅁ, ㅂ, ㅃ, ㅍ’ 등이 모두 입술소리인데, ‘ㅁ’의 양쪽 끝에서 봉긋 솟아 나온 두 싹의 이미지가 ‘ㅂ’이라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둘은 ‘많을 다(多), 풀 초(艸)’ 자처럼 ‘많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더구나 봄 싹은 ‘ㅃ’처럼 빠르게, ‘ㅍ’처럼 사방으로 퍼진다는 사실이 감동을 준다.‘봄’과 관련한 단어로 ‘보다, 빛, 볕, 비, 보리, 발, 밟다, 보리밥, 방귀, 방긋, 바깥, 바람, 벌판, 보들보들, 보슬비, 보드랍다, 반하다, 버드나무, 벚나무, 뿌리, 뻗다, 삘기, 풀, 푸르다’ 등은 모두 입술소리로 시작한다. 볼 게 많은 봄에 자연만 볼 것인가?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국민은 계절에 아랑곳하지 않고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 학자는 책을 보고, 농부는 씨앗을 보며, 과학자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을 보고, 선거를 앞둔 국회의원 후보자는 국민의 마음을 볼 줄 알아야 한다.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을,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잘 살펴봐야 한다. ‘보다’는 말 속에는 눈으로 보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뜻이 있다. 우리는 일도 보고, 신문도 보고, 시장도 보고, 맛도 보고, 손해도 보고, 술상도 보고, 흉도 보고, 사주도 보고, 대소변까지도 본다.   봄이 주는 미덕은 아무래도 일이다. 일어나면 일을 하고, 일을 놓으면 놀게 된다. 경칩과 춘분의 3월이 봄의 문을 열어 주었다면 청명과 곡우의 4월은 봄의 일을 제공한다. 꿈이 있는 자에게는 봄이면 희망의 문이 활짝 열리고 부지런한 자에게는 봄이면 해야 할 일이 많은 법이다. 조선업 등 우리 경제에 빨간 불이 켜진 이 때, 원초적 노동을 위한 명심보감 한 구절 읊어 볼까. ‘春若不耕(춘약불경)이면 秋無所望(추무소망)이라.’ 봄에 갈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것이 없느니라.   만물이 저마다의 본색을 보드랍게 보여주는 봄이다. 우리 선조들은 이런 때 만물이 자신의 꼴을 일으킨다 하여 ‘꼴림’이라 했다. 어떤 일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외적 조건(optimization)과 최적화된 신체 상태(fitness), 그리고 심적인 동기부여(motivation)까지 갖추어졌을 때 진정한 꼴림이 일어날 수 있다. 나의 경우, 붓꼴림이 없으면 붓을 잡지 않는다. 봄은 꼴림의 계절이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제 꼴을 불러일으키기에 여념이 없다. 새와 짐승은 물론 산천초목조차도 체면 없이 제 꼴을 찾아 본성을 드러내기에 여념이 없다.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 중의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아들러의 말을 빌리면 이런 때에는 ‘미움 받을 용기’를 갖고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내가 남의 기대까지 충족시키며 살아갈 필요까지는 없지 않은가. 왜냐하면 다른 사람 역시 나의 기대를 채우기 위해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부활절 지나고 청명, 한식이면 봄을 타기 시작한다. 춘기(春氣)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요동친다는 말씀.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싱숭생숭한 기분이 심신을 들뜨게 한다. “수풀에서 우는 새는 춘기를 못내 겨워 소리마다 교태로다. 물아일체(物我一體)이니 흥(興)이야 다를 소냐.” 정극인의 상춘곡(賞春曲)에 나오는 구절이다. 춘기에 불을 붙여 활기를 찾아야지, 지나친 춘기 때문에 생기를 잃으면 곤란하다. 하지만 주의 하나. 지나치게 봄을 타면 입맛을 잃고 몸이 허약해지기 십상이다. ‘봄 조개 가을 낙지’라 하지 않았는가. 오늘 저녁엔 조개구이에 막걸리 한잔을 때려야지…….어? 그런데 왜 졸음이 오지? 미몽(美夢)을 꾸려나?    
20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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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생의 글씨, 국립장서각에 영구 보존의 영광

한국학중앙연구원 국립장서각에 영구 보존의 영광 - 포은 정몽주 선생의 '대책문(對策文)' 병풍 ​정의화 국회의장께서 소장하고 계시던 포은 정몽주 선생의 대책문 병풍(소생 글씨)을장서각에 영구 기증하기 위해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님으로부터​소장증 및 감사패를 받고 있다.아울러 장서각 한도현 관장님으로부터조선왕조 세자 및 왕자 교육용으로 만들었던 한석봉체의 책을 선사받았다.​
201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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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개교 111주년 기념 - 판소리와 함께하는 라이브 서예

2016년은 고려대학교 개교 111주년이 되는 해이다.이를 기념하여 판소리와 함께하는 서예 퍼포먼스 라이브 서예를 펼쳤다. 
201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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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순국 신년휘호

월간 2016. 1월호 신년휘호  * 閔時病俗(민시병속)시대를 걱정하고 풍속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충신과 열사란항상 시대를 직시하고 잘못된 점을 보면민망히 여기어 고치도록 하고그릇된 시속(時俗)을 보면자신을 일로 생각하고가슴 아파할 줄 알아야 한다.- 이보행, 홍직필 등의 문집에 나오는 말
201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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