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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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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사] 고려대학교 '서예문화 최고위과정' 동문전

붓길은 이어지고, 기록은 영원합니다. 민족사학 고려대학교 '서예문화 최고위과정' 동문들이 한마음으로 마련한 뜻깊은 전시회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본 과정은 2004년 개설된 이래 전통서화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문화예술계의 글로벌 리더를 배출하며, K-문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 전통문화의 세계화를 앞장서 이끌어 왔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묵향 동문들은 문사철(文史哲)로 지성(知性)을 수련하고 시서화(詩書畫)로 감성(感性)을 연마하며, 시대의 흐름을 읽고 AI 시대의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인연의 끈은 질기고, 예술을 향한 열정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해를 거듭하며 전시회가 이어진다는 소식은 고려대의 필묵정신(筆墨精神)이 여전히 도도히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반가운 증거입니다. 墨脈綿綿筆路長 (묵맥면면필로장) 먹의 맥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붓길은 드넓으니 高大情緣意氣昂 (고대정연의기앙) 고대에서 맺은 인연으로 의기는 높기만 하여라 文哲書畫融一氣 (문철서화융일기) 문학·철학과 서예·회화가 한 기운으로 녹아드니 千秋韻致耀新光 (천추운치요신광) 영원한 전통의 운치 위에 새로운 빛을 밝히리라 돌이켜보면 전통 서예와 문인화가 위기를 맞은 까닭은 시대의 변화 탓만은 아닙니다. 시가 없는 글씨, 글씨가 없는 그림, 인문정신이 빠진 기교만으로는 오늘의 삶을 온전히 담아낼 수 없습니다. 이제 서예문인화는 인문학(人文學)을 바탕으로 전통의 뿌리 위에서 새로운 조형 어법을 꾸준히 펼쳐 나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서화는 사람이 먼저입니다. 한 점의 작품에는 작가가 살아온 시간과 생각, 수양과 품격이 고스란히 스며듭니다. 붓끝의 기교보다 마음의 깊이가 중요하며, 화려한 형식보다 진실한 정신이 오래 남습니다. 그렇기에 서화의 길은 작품을 창작하는 일인 동시에 자신을 닦고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고려대학교에서 맺은 배움과 우정의 결실이자, 과정이 남긴 역사와 정신을 작품으로 다시 세우는 뜻깊은 자리입니다. 서로 격려하고 이끌며 전통을 오늘의 미감으로 되살리는 창조적인 서화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한국 서예문인화의 품격을 안팎으로 알리고, 붓길의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제시하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점(點)은 위치요, 획(劃)은 방향입니다. 언제나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새로운 방향을 찾아 미래를 열어가길 바랍니다. 변함없는 열정과 예술혼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노고가 많으신 현석(賢石) 김종태(金鍾泰) 회장님을 비롯한 참여 작가 여러분의 건승(健勝)과 건필(健筆)을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그 붓길이 아름다운 시대의 기록으로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2026년 9월 문학박사 도정(塗丁) 권상호(權相浩) ​ ​ ​ ​ ​ Words of Encouragement The path of the brush continues, and its record endures forever. I extend my heartfelt congratulations on this meaningful exhibition, brought to fruition through the united efforts of the alumni of Korea University’s Global Advanced Program in Calligraphy and Literati Painting. Since its establishment in 2004, the program has carried the spirit of traditional calligraphy and painting into the modern age, fostered global leaders in culture and the arts, and taken a leading role in bringing Korea’s traditional culture to the world amid the rising tide of K-culture. Even at this very moment, the Mukhyang alumni cultivate their intellect through literature, history, and philosophy, refine their sensibilities through poetry, calligraphy, and painting, discern the currents of the times, and explore new artistic possibilities in the age of AI. The bonds formed through learning remain strong, and the passion for art deepens with each passing year. The welcome news that this exhibition continues year after year is clear testimony that Korea University’s spirit of brush and ink remains vibrantly alive and flows on with undiminished strength. 墨脈綿綿筆路長 The lineage of ink flows on unbroken, and the path of the brush stretches far and wide. 高大情緣意氣昂 Through the bonds formed at Korea University, our spirit and aspirations soar ever higher. 文哲書畫融一氣 Literature and philosophy, calligraphy and painting, merge into one vital breath. 千秋韻致耀新光 Upon the timeless grace of tradition, a new light shall shine. Looking back, the crisis facing traditional calligraphy and literati painting cannot be attributed solely to changing times. Calligraphy without poetry, painting without calligraphy, and technique devoid of the humanistic spirit cannot fully embody the life we live today. Calligraphy and literati painting must now remain firmly rooted in the humanities and in tradition, while steadily developing new forms of artistic expression. Above all, in calligraphy and painting, the person comes first. Every work bears the imprint of the artist’s life, thought, self-cultivation, and dignity. Depth of heart matters more than technical skill at the tip of the brush, and a sincere spirit endures longer than dazzling form. The path of calligraphy and painting is therefore not only an act of artistic creation, but also a journey of self-cultivation and understanding the world. This exhibition is the fruit of the learning and friendship nurtured at Korea University, as well as a meaningful occasion to reaffirm through art the history and spirit bequeathed by the program. I hope it will become a creative forum for calligraphy and painting, where artists encourage and inspire one another while reviving tradition through the aesthetics of the present. Furthermore, I trust that it will enhance awareness of the distinction of Korean calligraphy and literati painting at home and abroad, while opening new possibilities and offering fresh hope for the path of the brush. A dot marks a position; a stroke points in a direction. I hope you will always reflect on what must be done here and now, discover new directions, and open the way toward the future. With profound respect for your unwavering passion and artistic spirit, I sincerely wish President Kim Jong-tae, whose art name is Hyeonseok, and all participating artists—each of whom has devoted tremendous effort to this exhibition—continued success, good health, and enduring creative vitality. May this path of the brush continue for generations as a beautiful record of our time. September 2026 Kwon Sang-ho (Art Name: Dojeong) Ph.D. in Literature 勉励辞 笔路绵延,记录永恒。 谨向由民族私学高丽大学“书法文人画全球最高层课程”校友同心协力筹办的这一意义深远的展览,致以最诚挚的祝贺。 本课程自2004年开设以来,以现代精神继承传统书画之精髓,培养了众多文化艺术界的全球领军人才,并乘着K文化蓬勃发展的浪潮,为推动韩国传统文化走向世界发挥了引领作用。时至今日,墨香校友们依然以文、史、哲陶冶知性,以诗、书、画涵养感性,洞察时代潮流,积极探索人工智能时代崭新的艺术可能。因学习而结下的情缘坚韧绵长,对艺术的热忱也随着岁月的推移愈加深厚。欣闻展览年复一年持续举办,这无疑是令人欣慰的明证:高丽大学的笔墨精神至今依然生生不息,浩荡长流。 墨脉绵绵笔路长 墨脉绵延不绝,笔路辽阔悠长; 高大情缘意气昂 高丽大学结下的情缘,使我们的意气更加昂扬; 文哲书画融一气 文学、哲学与书法、绘画融汇为一气; 千秋韵致耀新光 在千秋传统的韵致之上,焕发新时代的光芒。 回顾以往,传统书法与文人画之所以面临危机,并不只是时代变迁所致。没有诗意的书法、没有书法精神的绘画,以及缺失人文精神的纯粹技巧,都无法完整地表现当代人的生活。如今,书法文人画应当以人文学为根基,立足传统深厚的土壤,不断开拓崭新的造型语言与艺术表现方式。 尤为重要的是,书画之道,首重其人。一件作品之中,无不渗透着艺术家走过的岁月、积淀的思想,以及自身的修养与品格。比起笔端的技巧,心灵的深度更为重要;比起华丽的形式,真挚的精神更能历久弥新。因此,书画之路既是创作艺术作品的过程,也是修养自身、理解世界的历程。 本次展览既是各位在高丽大学结下的学习情谊与深厚友谊之硕果,也是通过艺术作品重新树立本课程所留下的历史与精神的一次盛会。衷心期待各位相互勉励、彼此引领,以当代审美重新激活传统,使本次展览成为一个富有创造力的书画艺术平台。更期待本次展览能够向国内外展现韩国书法文人画的品格与魅力,为笔墨艺术开拓新的可能,带来新的希望。 点,是位置;画,是方向。愿诸位始终立足当下,思考此时此地应当做些什么,不断寻找新的方向,开创美好的未来。谨向各位始终不渝的热忱与艺术精神致以崇高的敬意,并衷心祝愿为本次展览付出诸多心血的贤石金钟泰会长及全体参展艺术家身体健康、事业顺遂、笔健墨丰。 愿这条笔墨之路化作美好时代的记录,世代绵延,历久不息。 2026年9月 文学博士 塗丁 权相浩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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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촌 이암 선생을 기리며 쓴 시 11편

고려시대 대표 문학인이자 서예가인 행촌 이암(1297~1364, 고성이씨) 선생을 소재로 한  한글시와 한시(漢詩) 11편을 소개합니다. ​ 1. 붓 끝에 피어난 묵향 - 筆端生墨香(필단생묵향) ​ 행촌(杏村)에 스민 먹향 천 년을 흘러 눈밭 종이 위에 푸른 솔로 우뚝 섰네. ​ 남의 큰뜻 오늘 다시 더듬으며 文香(문향)의 맑은 길 따라 붓을 잡는다. ​ 송설(松雪)의 유려함에 선비의 기상(氣像) 더해 한 줄기 필맥(筆脈) 속에 웅혼한 동방의 얼 내리비치니. ​ 오늘의 먹빛 또한 옛 스승을 닮아서 세찬 비바람 속에서도 스러지지 않누나. ​ 2026. 7. 24. 부휴실에서 권상호 ​ 2. 내 마음속 행촌(杏村) ​ 오봉산 걸린 달이 문수사(文殊寺) 비추듯 예도(藝道)의 굽은 길엔 별빛이 내려오네. ​ 장경비(藏經碑)에 새긴 백두대간(白頭大幹)의 붓길 한강으로 흘러 내 마음에 머문다. - 권상호 ​       3. 追慕杏村先生(추모행촌선생) 행촌 선생을 추모하며 其一 杏村筆法貫千秋(행촌필법관천추) 행촌의 드높은 서법(書法)은 천년 세월을 꿰뚫고, 松雪遺風意氣悠(송설유풍의기유) 송설(松雪)의 남긴 풍모 속 뻗어난 기상은 아득히 드높아라. 墨海雲遊尋正道(묵해운유심정도) 먹의 바다 구름처럼 거닐며 예 도(道)의 바른 길을 찾으니, 文章高節照九州(문장고절조구주) 빛나는 문장과 높은 절개 온 누리 삼천리 강산을 환히 비추도다. ​ - 병오 계하 霖雨(임우) 중, 도정 吟(음). * 행촌 선생의 오연하고 숭고한 시상, 송설체(松雪體)의 뼈대를 얻어 스스로의 정통과 법도를 세운 예술적 고뇌, 그리고 '구주(九州)'를 비추는 선비의 드높은 절의를 문학적 기품과 리듬감을 살려보고자 했습니다. ​ 其二 (초서 부분) 杏村高節照千秋(행촌고절조천추) 행촌 선생의 드높은 절의(節義)는 천년 세월을 온전히 비추고, 筆勢雄豪冠海疇(필세웅호관해주) 웅장하고 호쾌한 붓 기운은 이 땅 온 강토에서 으뜸이로다. 翰墨香流固城地(한묵향류고성지) 그 그윽한 한묵(翰墨)의 향기 고성 땅에 도도히 흐르니, 遺風萬代永不休(유풍만대영불휴) 남기신 거룩한 유풍은 만대에 걸쳐 영원히 그치지 않으리라. - 권상호 * 고성의 역사적 자부심과 선생의 만대(萬代)에 걸친 위상을 더욱 장엄하게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구주(九州)에 이어 해주(海疇, 지구상의 모든 강토)를 품어내고, 고성 땅으로 도도히 흘러드는 한묵의 향연을 드높이고 싶습니다. ​ ​ * 넷째 행은 빼고 다섯째 행으로 대신합니다.) ​ 4. 繼承藝道(계승예도) 文殊石碑墨痕新(문수석비묵흔신) 문수사 석비에 묵흔(墨痕)이 새로이 상큼한데, 鐵劃銀鉤似有神(철획은구사유신) 철획은구의 필선엔 신묘한 기운 서렸도다. *철획은구(鐵劃銀鉤): '쇠 같은 획과 은 갈고리 같은 필선'. 서예에서 강인하고 날카로우며 유려한 붓줄기를 뜻하는 관용어. *사유신(似有神): 신기(神氣)가 서린 듯하네. 今日傳承先哲意(금일전승선철의) 오늘날 우리가 선철의 높은 뜻을 이어나감이여, 芳韻千載潤吾人(방운천재윤오인) 아름다운 묵향과 풍운이 천년 동안 우리를 윤택하게 적심이로다. - 도정 권상호 ​ ** 여백 채우기 - 백지 위에 뻗어나간 호쾌한 붓길~ 글씨가 아닌 영혼의 비상! 대구 5. 杏村墨韻傳千古(행촌묵운전천고) 행촌의 묵향과 운치는 천년동안 전해지고 文道高風照萬方(문도고풍조만방) 문학의 높은 풍모는 온 세상을 비추네. - 도정 권상호 ​ 6. 筆底生風雲(필저생풍운) 붓끝에는 바람과 구름 일고 胸中懷月明(흉중회월명) 가슴속에는 밝은 달을 품었네. - 도정 권상호 ​ 7. 鐵畫銀鉤(철획은구) : 철처럼 굳세고 은처럼 유려한 글씨 杏村遺韻(행촌유운) : 행촌 선생이 남기신 고아한 운치로다. - 권상호 ​ 8. 난세를 바로잡은 행촌의 절개, 고성을 비추는 영원한 먹향! - 권상호 ​ 9. 붓끝에 품은 천년의 절개, 고성 땅에 영원한 울림으로. - 권상호 ​ 10. 행촌의 푸른 기상과 필혼 문향 고성에서 길이 피어나리 11. 頌杏村先生筆法 (송행촌선생필법) ​神毫揮灑動雲煙 (신호휘쇄동운연) 신기한 붓끝 휘두르니 구름과 안개가 움직이고 萬古文章日月懸 (만고문장일월현) 만고의 뛰어난 문장은 해와 달처럼 빛나네. 繼承遺志今朝事 (계승유지금조사) 그 남기신 뜻 계승하는 것이 오늘 우리의 일이니 名廣嶺南盛世傳 (명광영남성세전) 높은 이름 영남에 널리 퍼져 태평성대에 전해지리. - 도정 권상호
2026.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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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8경 (江北八景)

  아무도 살아본 적이 없는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도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삼각산을 바라보는 것이 제 삶의 루틴입니다. 이제 '강북팔경(江北八景)'의 균형과 운치가 비로소 갖추어진 듯합니다. 특히 끝 글자를 '瑞靄·晴嵐·群芳·風致·淸池·梵音·靜苑·落月'으로 통일하여 운율과 균형을 살렸습니다. 자연·역사·문화·종교가 한 폭의 산수처럼 이어지길 바랍니다. --- 江北八景(강북팔경) 白雲瑞靄 (백운서애) *靄(노을 애): 구름 뭉게뭉게 피어오르다 백운대에 상서로운 구름이 어려 장엄한 기상을 드러낸다. 牛耳晴嵐 (우이청람) 우이령에 맑은 산기운이 피어나 강북의 생명력을 품어낸다. 五牌群芳 (오패군방) 오패산 자락마다 온갖 꽃이 피어나 계절의 향기를 더한다. 松田風致 (송전풍치) 우이 솔밭공원의 노송들이 깊고 그윽한 풍치를 이룬다. 夢林淸池 (몽림청지) 북서울꿈의숲 연못에는 맑은 하늘과 숲이 고요히 비친다. 道華梵音 (도화범음) 도선사와 화계사의 범음이 산천에 은은히 메아리친다. 四墓靜苑 (사묘정원) 사일구 민주영령이 잠든 묘원이 고요한 숭고함을 전한다. 彌阿落月 (미아낙월) 넓은 언덕 너머 삼각산에 스며드는 달빛이 밤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 山水有景 人文有魂 산수에는 경치가 있고, 인문에는 혼이 있다. 오늘의 강북을 이루고 있다는 마음을 여덟 개의 경치에 담아 보았습니다. '백운 운무 - 산안개 - 꽃 - 솔숲 - 연못 - 범음 - 추모 - 낙월'이라는 '시간의 흐름'까지 만들어집니다. 이 순서는 '한 폭의 긴 산수화'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펼쳐 보는 듯한 흐름을 이룹니다. ​ 더 나아가 흥미로운 점은, 이 배치에는 기승전결도 숨어 있습니다. 기(起) : 白雲瑞靄 · 牛耳晴嵐 — 하늘과 산, 강북의 기상을 연다. 승(承) : 五牌群芳 · 松田風致 · 夢林淸池 — 꽃, 숲, 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펼친다. 전(轉) : 道華梵音 · 四墓靜苑 — 자연에서 문화와 역사, 정신으로 시선을 옮긴다. 결(結) : 彌阿落月 — 달빛 속에서 하루와 한 폭의 그림을 고요히 마무리한다. 이러한 전개는 단순한 명소 목록이 아니라, 강북이라는 공간을 '한 편의 시'이자 '한 폭의 산수화'로 감상하게 만드는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일은 사진작가를 만나는 일입니다. ​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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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음악 문화 콘서트 ‘표현’

[공연 스케치] 표현(表現)이 없으면 존재도 없다   얼었던 강물이 녹아 봄의 생명력이 흐르는 3월의 저녁, 카페 슈베르트는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시와 음악, 그리고 붓끝의 예술이 하나로 만나는 마법 같은 공간이 된다."   ■ 오늘의 아티스트 * 시인 김민홍: "노래하는 시인"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시가 어떻게 선율로 치환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라이브 서예(Live Calligraphy): 서예는 정적인 예술이라는 편견을 깨고, 음악과 호흡하며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살아있는 예술"이다. 1990년부터 본인(권상호)이 창안하여 개척해 온 새로운 장르다. * 앙상블: 재즈 피아노(유충식), 기타(김광석), 소프라노(권성순), 드럼(김지훈), 베이스(손승우)가 만드는 화음이 '표현'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완성해 나가는지 기대된다.   ■ 철학적 화두: 왜 ‘표현’인가? 오늘 콘서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표현'이다. 서양 철학의 거장들은 표현과 존재의 상관관계를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1. 스테판 게오르게: "단어가 결여된 곳에 사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이데거가 그의 저서 《언어로의 도정(Unterwegs zur Sprache)》에서 인용하며 유명해진 구절이다. 게오르게의 시 〈단어(Das Wort)〉에서 "단어가 부서지는 곳에 어떤 사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Kein ding sei wo das wort gebricht)고 읊었다. 이는 사물이 존재하더라도 그것을 지칭할 '언어'가 없다면, 인간에게 그 사물은 의미 있는 존재로 나타나지 않음을 뜻한다. 즉, 언어라는 표현이 존재의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2. 마르틴 하이데거: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하이데거에게 언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존재가 드러나는 장소이다. 언어로 명명되기 전까지 존재는 어둠 속에 갇혀 있다. 오직 언어라는 '표현'을 통해서만 비로소 우리에게 '존재'로서 다가온다.   3.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비트겐슈타인 역시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 (Die Grenzen meiner Sprache bedeuten die Grenzen meiner Welt)" 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가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생각할 수 없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우리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는 통찰이다.   ???? 문자학자(Kwon Sang-ho)의 시선: 표현을 통한 존재의 창조 평생 천착해 온 ‘문자(文字)와 서예(書藝)’의 세계 또한 이 명제들의 강력한 증거다. *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다: 기록되지 않은 과거는 망각 속으로 사라지지만, 문자로 표현되는 순간 영원한 존재성을 획득한다. * 라이브 서예의 찰나: 붓 끝에서 글자가 태어나는 순간, 보이지 않던 예술가의 정신(기운)이 시각적인 존재로 화(化)한다. 이 과정 자체가 바로 '표현을 통한 존재의 창조'다.   예술가들이 각자의 악기와 목소리, 그리고 붓으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함께 느끼며, 독자 여러분도 가슴속 봄의 기운을 마음껏 표현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 얼었던 강물이 녹아 봄이 흐르는 3월 시와 음악이 흐르는 문화 콘서트 노래하는 시인 김민홍, 재즈 피아니스트 유충식, 기타리스트 김광석, 라이브 서예가 권상호, 극고음의 소유자 소프라노 권성순 거기에 드러머 김지훈, 베이스 연주자 손승우가 함께 만들어가는 무대입니다.​  
202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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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필(運筆), 붓은 잠들지 않는다 - 2026. 3월호 논단

운필(運筆), 붓은 잠들지 않는다권상호우주는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다. 해와 달은 지구와의 거리를 좁혔다 늘리며 궤도를 그리고, 별들은 제 자리를 지키기 위해 쉼 없이 질주한다. 강물은 오밤중에도 흐름을 멈추지 않고, 바람은 스쳤다 사라지며 세계를 흔든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그 미세한 동요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대지의 풍수(風水)가 쉬지 않듯이, 인간의 몸 또한 호흡과 혈류의 리듬 속에 놓여 있다. 생명은 정지(停止)를 허락하지 않는다. 서예가가 붓을 드는 순간, 이 신체적 율동은 필획의 운동으로 전환된다. 운필이란 손끝의 기교가 아니라, 몸 전체의 리듬이 획으로 이행하는 과정이다. 운필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정중동(靜中動)의 묘리(妙理)를 몸으로 체득하는 일이다. 동양 철학이 말하는 생생불식(生生不息), 곧 만물이 쉬지 않고 생성·변화하는 이치가 그대로 붓끝에 스며 있다. 멈춘 글씨는 이미 생명을 잃은 형식일 뿐이며, 살아 있는 글씨는 종이 위에서도 호흡하듯 미세하게 흔들린다. 이러한 생동은 감각적 수사에 그치지 않는다. 과학적으로 보아도 세계는 진동과 파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물질은 끊임없이 떨고, 그 떨림이 곧 존재의 표식이다. 서예의 필획 또한 작가의 신체에서 발생한 힘이 붓을 거쳐 종이로 전달된 흔적으로서, 파동처럼 번져 나가며 보는 이의 감각을 흔든다. 살아 있는 것은 모두 흔들린다. 완벽한 정답만을 쓰려는 집착을 내려놓고, 흔들림 그 자체를 생동의 힘으로 받아들일 때 붓은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인생 또한 직선이 아니라 굽이치는 강물이다. 우리는 그 흐름 속에서 방향을 수정하고, 흔들림을 통해 성장한다. 나의 붓질이 누군가의 가슴에 닿아 잠자던 맥박을 깨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붓은 결코 잠들지 않는다. 내 생이 다하는 날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종이 위에 남은 필체는 우주의 궤도를 따라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순환할 것이다. 운필은 곧 생명이다. 흔들림 속에서 빛나는 우주의 박동을 받아 적는 행위—그것이 내가 믿는 서예의 본질이다.
2026.03.14

1950년대생 예술가 세대론

1950년대생 예술가 세대론1950년대생 예술가는 한국 현대문화에서 전환기의 세대.이들은 전통 교육을 받고 성장했지만, 창작 활동은 현대화 이후에 이루어진 세대.   1) 시대적 배경1950년대 출생의 성장 과정시기 - 경험1960년대 - 전통 교육 잔존1970년대 - 산업화·대학 문화1980년대 - 표현 자유 확대1990년대 - 세계화2000년 이후 - 디지털 문화따라서 이 세대 예술의 특징은 ‘전통 + 실험 + 사회의식’.   2) 예술적 특징① 전통 기반이 세대는 어린 시절: ‘한문 교육, 붓글씨, 고전 문학’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작품에 고전적 사고가 남아 있다.② 형식 혁신1980년대 이후 등장한 특징: 장르 융합, 서사 구조 해체, 새로운 미학.③ 인간 문제 탐구: 이 세대 작품에는 공통적으로 ‘인간 존재, 사회 갈등, 기억’이 많이 등장.예, Kazuo Ishiguro   3) 문화사적 위치한국 문화사를 단순화하면세대 특징1930~40년생 전통 계승1950년대생 현대 문화 형성1970년대생 글로벌 문화즉1954년생은 현대 문화의 설계 세대.    한국 서단 세대 계보한국 서예사는 비교적 분명한 흐름.   1) 근대 서단손재형, 김응현특징: 전통 복원, 법첩 연구, 서예 교육 확립   2) 현대 서단 형성 3) 중견 세대 (1950년대 출생)이 세대는 ‘전통 서단 → 현대 서단’을 연결합니다.특징: 전시 문화 확대, 서예 교육 기관 증가, 지역 서단 활성화   4) 현재 세대: 특징( 디자인 서예, 미디어 서예, 국제 교류)서예 계보를 한 줄로 정리하면근대 서예가 → 교육자 세대 → 1950년대 출생 작가 (확산 세대) → 현대 실험 세대.   연구 주제로 확장: 1950년대생 서예가의 문화사적 역할지역 서단 네트워크 연구서예 교육 세대 계보 대한민국 서예 계보 지도
2026.02.25

卜三日運 (삼일 운세를 점하다)

卜三日運 (삼일 운세를 점하다) 今日 (오늘)心靜如泉照影明 : 마음은 샘물처럼 고요하여 맑은 빛을 비추고言行謹慎得人誠 : 말과 행동을 삼가면 사람들의 신뢰를 얻으리라小事專精成大業 : 작은 일에 집중하면 큰 업적이 이루어지고安然一日福自生 : 하루가 평안하니 복이 저절로 생겨나리라 明日 (내일)新意忽來如春風 : 새로운 뜻이 문득 찾아와 봄바람처럼 불고和合尊言萬事通 : 화합과 존중의 말로 만사가 통하리라心喜過盛宜自戒 : 기쁨이 지나치면 스스로 경계해야 하고調和身心福運隆 : 몸과 마음을 조화하면 복운이 융성하리라 後日 (모레)時運變化雲影輕 : 시운은 변하여 구름 그림자처럼 가볍게 움직이고小爭若起忍心平 : 작은 다툼이 일어나도 인내하면 마음이 평안하리라柔順處世人皆敬 : 세상에 부드럽게 처하면 사람들이 모두 존경하고禪心一念福長盈 : 선심 한 생각으로 복이 길게 차고 넘치리라 정리• 오늘은 차분함과 신중함이 복을 부르는 날,• 내일은 협력과 조화가 길을 열어 주는 날,• 모레는 변동 속에서도 인내와 유연함이 복을 키우는 날.
2026.02.16

운필(運筆), 붓은 잠들지 않는다

운필(運筆), 붓은 잠들지 않는다 수월 권상호우주는 한순간도 가부좌를 틀지 않는다​해와 달은 애증의 거리를 좁혔다 늘리며 타원을 그리고별들은 여행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제 궤도를 지켜낸다 오밤중에도 잠들지 못하고제 몸을 낮추며 뒤척이는 강물​구비구비 이어지는 산등성이에 올라졸 듯 쉴만도 한데마술처럼 사라지는 바람​춤을 멈추면 썩는 강물노래를 멈추면 질식하는 바람​내 몸의 강물인 핏줄과내 몸의 바람인 호흡도혈풍(血風)이란 이름으로흔들리고 있는가 붓을 든다는 것은 그 거대한 운행 속에 내 삶의 배 위에서 노(櫓)를 잡는 일​먹물은 향기로운 피가 되어 종이의 혈관을 타고 흐르고붓끝은 지느러미처럼 제 몸을 엎치락뒤치락하며 새 길을 연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흔들리는 법박제된 글씨가자기만의 우주를 돌며 떨 고 있 다
2026.01.27

절(折則行): 꺾여야 나아간다

절(折則行): 꺾여야 나아간다​ 수월 권상호꼿꼿하기만 한 것은 부러질 뿐 길을 만들지 못한다 물길이 돌을 만나 굽이치며 노래하고바람이 산맥을 만나 몸을 비틀며 춤추듯 사람의 팔다리는 물론 등뼈의 마디마디까지관절이 꺾여야 비로소 생은 움직인다그 꺾임이야말로 살아있다는 가장 정직한 고백 붓끝이 종이를 누르다 멈칫, 방향을 트는 순간그 찰나의 '절(折)'에서 비로소 폭포 같은 힘이 고인다직선으로만 달리는 것은 추락이지만꺾여서 돌아가는 것은 생(生)의 눈부신 도약이다 내 삶의 고비마다 뼈아프게 꺾였던 그 마디들이사실은 나를 쓰러지지 않게 지탱해온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필체였음을 
2026.01.27

라이브 서예(Live Calligraphy): 찰나의 영원

라이브 서예(Live Calligraphy): 찰나의 영원 수월 권상호서예는 박제된 기록이 아니라지금, 이 순간 붓이 밀고 나가는 뜨거운 생(生)이다 어제의 먹빛과 오늘의 먹빛이 같을 수 없고들숨의 획과 날숨의 점이 한 몸일 수 없으니매 순간 팽창하며 별을 낳는 우주처럼붓은 닿는 곳마다 낯선 영토를 개척한다 속도가 휘어질 때 바람이 일고먹물이 스밀 때 대지는 비로소 맥박친다 천지를 뒤흔들며 달려온 이 활극(活劇)의 끝붓이 비로소 제 몸을 거두고 떠날 때종이 위엔 승전보 같은 글씨가 남는 줄 알았으나정작 머문 자리에 남은 것은검은 흔적이 아니라조금 전까지 그곳을 치열하게 살다 간어느 뜨거운 생애의 온기였다
202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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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까닥 꼴까닥

해까닥 꼴까닥                                           수월 권상호해까닥, 꼴까닥세상은 늘 뒤집히고또 굴러간다​높은 자리는해까닥 뒤집히며낮은 자리는꼴까닥 굴러간다​웃음은 틱톡 속에서만해까닥 터지고거리의 사람들은먹을 것과 잠잘 곳을 찾아 헤매다꼴까닥 쓰러진다​해까닥은 권력의 춤꼴까닥은 민초의 한숨​오늘도 뉴스는딥페이크(deepfake)와 함께해까닥, 꼴까닥요란하게 흔들리고​큰 나라 권력자들마저해까닥, 꼴까닥할 뿐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나도 어느새해까닥, 꼴까닥이틱(tic)으로 남았다…하느님, 어디에 계시옵니까 * 에필로그: 은 경쾌한 음성상징어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그 이면에는 서늘한 사회 비판과 존재론적 비애를 담고 있는 '풍자적 리얼리즘'을 의 보여주고자 했다. 
2026.01.27

일취월장

^^일취월장이라.ㅡ 일요일에 취했더니 월요일이 장난 아니네.첫획을 배리면 작품이 망하듯이월요일을 배리면 한 주일이 망가진다.​고진감래ㅡ 고생도 지나치게 하면 감기가 온다.고생도 적당히 해야 감홍시가 온다.​읽을 줄 알고뜻을 알고 그 다음에 써야 한다.전무후무ㅡ전반도 무식하게, 후반도 무식하게 써서는 안 되죠.​下下 ㅡ 마음 내려놓고虛虛 ㅡ 마음 비우고好好 ㅡ 기분 좋게喜喜 ㅡ 기쁜 마음으로붓을 붙잡아 봅시다.​손으로 붓 잡으니 손에 감사ㅡ 짝짝손발눈귀는 짝이 있는데 입은 짝이 없네 ㅡ 아, 그래서 ???? 옆짝에게 감사 인사를 하세요.여기서는악수하면 좋고허그하면 허걱키스하면 기스나요^^​내 사랑, 붓과는악수도, 키스도,같이 굴러도 좋아요.​내 사랑 귀요미고귀한 붓이여동동 동동내 손 위에 태워줄게.물구나무도 세우면서...
202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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