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프로필

도정동정

thumb

국가와 나 그리고 대통령

세계일보 문화기획- 문자로 보는 세상 54국가와 나 그리고 대통령  지난겨울부터 올봄까지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한 번도 다녀보지 않았던 낯선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매캐한 냄새가 나는 긴 터널도 통과했다. 하지만 터널의 끝은 다시 바다였다. 대통령의 도중하차라는 70년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로 대통령이 파면되고, 그로부터 60일째에 해당하는 5월 9일 지난날의 아픔을 기억이라도 하듯 전국에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대선을 무사히 치렀다. 5월 10일 마침내 대한민국호를 이끌 새 정부 출항의 닻을 올렸다.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전국 각지의 고른 지지 속에 대한민국호의 선장이 되어 방향키를 잡았다. 그동안 대통령 부재 상황에서도 내우외환의 풍파를 잘 견딤은 위대한 국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적 무질서와 혼란 속에서도 온 국민이 지혜로운 손길을 모아 선거를 통하여 법치국가다운 면모를 세상에 보여준 것은 그나마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자랑이라 할 수 있겠다.국가와 나는 어떤 관계인가. 허물은 덮어주고 부족은 채워주는 관계인가. 아니면 약점은 들춰내고 잘못은 전가하는 관계인가. 국가는 크고 나는 작으니 대소관계인가. 국가는 강하고 나는 약하니 주종관계인가. 국가가 나를 안고 지켜주니 모자관계처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국가가 나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 갑을관계처럼 보이기도 한다.국가와 나의 개념에 대하여 문자를 통하여 생각해 보면, 놀랍게도 ‘나라 국(國)’ 자와 ‘나 아(我)’ 자 사이에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창 과(戈)’이다. 국가도 나 자신도 창을 들고 잘 지켜야 할 대상이라는 점에서는 서로 닮았다. 국가의 순우리말은 ‘나라’이다. ‘나라’와 ‘나’ 사이에도 ‘나’라는 공통되는 글자가 있다. 이는 나라와 내가 동일체로서 나라가 없으면 내가 없고, 내가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통합’과 ‘소통’으로 새로 태어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도 새로 나야(生) ‘나라다운 나라’가 되고, 대한민국의 국민인 나도 꾸준히 거듭 나야(生) ‘나 다운 나’가 될 수 있다. 국가와 나의 관계는 하나의 생명체와 이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의 세포 관계이다. 살면 함께 살고 죽으면 같이 죽게 된다. 손가락을 다쳤다 하여 내 몸이 아프지 않은 건 아니다. 내 몸의 어느 한 부분에 암세포가 있다면 그것은 나에게 있는 것이다. 국가와 나는 동일체로서 결코 이분법적으로 해석할 수 없다. 따라서 국가와 나는 공존공생(共存共生)의 공동운명체(共同運命體)라 할 수 있다.국가(國家)라고 할 때의 ‘나라 국(國)’의 원형은 ‘혹(或)’이었다. 무기(戈)를 들고 작은 성(口)을 지키는 모습이다. 이 글자의 처음은 ‘혹시라도 적이 쳐들어올지 모르니 한결같이 잘 지키자’라는 뜻에서 ‘나라’의 의미였으나, 나중에 ‘혹시’라는 부사로 바꾸어 쓰이게 되었다. 그래서 ‘나라’의 본뜻을 살리기 위해 작은 성 밖에 커다란 성을 하나를 더 둘러싼 모양인 지금의 ‘나라 국(國)’ 자를 탄생시켰다. 이어서 국토의 경계를 뜻하는 ‘지경 역(域)’ 자와, 이 지경을 돌면서 지킨다는 의미에서 ‘둘레 위(圍)’ 자도 나타난다. 지금까지 예를 든 ‘혹(或)·국(國)·역(域)·위(圍)’ 등의 모든 글자에 국가와 국경을 상징하는 네모가 들어있음을 볼 수 있다. ‘나라 국(國)’ 자를 보면, 국방과 외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안보위기를 서둘러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필요하면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고, 베이징과 도쿄에도 가고,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습니다.”라고 한 것은 그야말로 동서남북의 안보를 부지런히 지키겠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서라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습니다.”라고 한 것은 국가와 개인을 한 몸으로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여기에서 눈여겨볼 글자가 하나 있다. ‘무엇에게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헤매다’라는 뜻의 ‘미혹(迷惑)하다’는 단어가 있다. ‘혹시나 하며 기대를 거는 마음’이 바로 ‘미혹될 혹(惑)’ 자이다. 글자 모양을 보면 ‘혹시나(或) 하는 마음(心)’이 깔려있는데, 이것은 매우 위험하다. 소통(疏通)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의 불통에 대한 미혹이 급기야 대통령 탄핵으로까지 이어졌다.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이는 것을 ‘혹세무민(惑世誣民)’이라 한다. 남의 눈과 마음을 ‘현혹(眩惑)’시키는 말이나, 근거 없는 ‘매혹적(魅惑的)’ 태도에는 함정이 있으니 조심할 일이다. ‘의혹(疑惑)’에 빠지면 혹독한 대가를 치를지도 모를 일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했다. ‘혹’이란 발음이 들어간 단어는 일단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국가는 나를 감싸고 있는 큰 집이다. 그래서 국가(國家)라고 할 때 ‘집 가(家)’ 자를 붙인다. 국가가 몸이라면 국민은 세포에 해당한다. 그래서 같은 겨레붙이를 말할 때 ‘세포 포(胞)’ 자를 써서 ‘동포(同胞)’라 한다. 외국에 살더라도 혈통이 같으면 ‘교포(僑胞)’라 칭한다.‘집 가(家)’ 자는 집안에 돼지가 있는 모습이다. 이 글자를 두고 파충류인 뱀이 무서워 뱀과 상극인 돼지를 집 아래층에 길렀다는 설, 집안의 대소변이나 음식물 찌꺼기를 돼지에게 먹였다는 설, 집안 조상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돼지를 제물로 바쳤다는 설 등 이견이 많다. 하지만 다양한 동물을 길들여 집안에서 가축으로 기르기 시작했음은 분명하므로, 그중 가장 먼지 길들인 동물이 돼지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돼지를 집 안에서 기르는 일은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위해, 유용하고 편리한 먹거리로서, 나아가 가정 제사용 제물로 쓰는 등의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었음은 분명했다고 본다. 이상의 내용을 바탕으로 국가(國家)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해석한다면, ‘나라 국(國)’ 자는 국방과 외교를, ‘집 가(家)’는 생활과 경제를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법률에 의하면 대통령이란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의 원수로서 행정부의 실질적 권한을 가진 권력자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그의 취임사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 낮은 자세로 일하겠습니다.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 광화문시대 대통령이 되어 국민과 가까운 곳에 있겠습니다. 따뜻한 대통령, 친구 같은 대통령으로 남겠습니다.”라며 모든 국민을 섬기는 겸손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대통령의 자질로 국민의 40%가 민주적 소통(疏通)의 리더십을 꼽았다. 대통령(大統領)이라 할 때의 통(統) 자는 ‘통합할 통(統)’이다. 모두 합쳐 하나로 만든다는 뜻이다. 소통(疏通)의 ‘통할 통(通)’과 통합(統合)의 ‘통합할 통(統)’은 국민과 소통하지 않으면 국가를 거느릴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재조산하(再造山河)’는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한자성어로 전한다. 산하, 곧 나라를 다시 만들라는 뜻인데, 명나라 특사가 전란에 빠진 조선을 안정시킨 영의정 유성룡을 높게 평가하면서 한 말이다.금주는 대(大)한민국의 대(大)통령을 뽑은 대대(大大) 주간이었다. 대대(代代)로 ‘소통과 통합의 통통 대통령’으로 오래 기억되기를 기원한다. 
2017.05.11
thumb

라이브 서예 – 신라호텔 크리스탈 볼룸 / 글감

라이브 서예 – 신라호텔 크리스탈 볼룸 / 글감同舟共濟(동주공제): 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너다. 虎視牛步(호시우보): 범처럼 날카롭게 보고 소처럼 당당하게 걸어가다. CEO는 소띠였다.^^ 深謀遠慮(심모원려): 깊이 계획하며 먼 미래를 염려함.  同聲相應(동성상응): 같은 소리끼리는 서로 응하여 울린다는 뜻으로, 의견을 같이하면 자연히 서로 통하여 친해진다. =同氣相求(동기상구): 기풍(氣風)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은 서로 동류를 찾아 모임. 金蘭之交(금란지교): 쇠처럼 굳고 난처럼 향기로운 교분. =金石之交(금석지교): 금석처럼 굳고 변함없는 교분. =義結金蘭(의결금란); 의롭게 맺음이 쇠처럼 견고하고 난초처럼 향기롭다.=善緣金蘭(선연금란): 좋은 인연이 금란처럼 굳고 향기롭다.  同心協力(동심협력): 마음을 같이 하여 힘을 내어 서로 도움.=同心同德(동심동덕): 같은 목표를 위해 일치단결된 마음.  親密無間 友誼長存(친밀무간 우의장존): 친밀한 정도가 간극이 없으면 우의가 길이 유지된다. 齊心協力 未來同伴(제심협력 내자가추): 마음을 가지런히 하여 힘을 합하면, 미래에는 동반자가 될 수 있다. =齊心協力 同心同德(제심협력 동심동덕): 마음을 가지런히 하여 힘을 합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심덕(心德)을 함께하다. 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之言 其臭如蘭(이인동심 기리단금 동심지언 기취여란): 두 사람이 마음을 같이하면 그 날카로움은 쇠를 자를 수 있고, 같은 마음의 말은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  有緣千里也成雙(유연천리야성쌍) 인연이 있으면 천리라도 쌍을 이루고 無緣對面不相逢(무연대면불상봉) 인연이 없으면 대면하고도 만나지 못한다. 同聲相應: 原指聲音相應和。語出 《易經 乾卦》: 「同聲相應,同氣相求。」 唐 孔穎達 正義:「同聲相應者,若彈宮而宮應,彈角而角動是也。」 後比喻志趣相同的人互相應和。 齊心(제심): 《易經.繫辭上》: 「二人同心,其利斷金。」 《國語.周語四》:「同姓則同德,同德則同心,同心則同志。」 志同道合。 二人同心,其利斷金: 二人同心協力,力量如同鋒利的刀劍,可以切斷金屬。謂團結的力量可以對付敵人。《易經.繫辭上》: 「君子之道,或出或處,或默或語,二人同心,其利斷金。」  義結金蘭: 金,比喻堅韌。蘭,比喻香郁。金蘭形容友情深厚,相交契合。語本 《易經.繫辭上》: 「二人同心,其利斷金,同心之言,其臭如蘭。」 義結金蘭比喻情誼堅固契合。 
2017.04.28
thumb

인물·정당·공약- 뭣 보고 찍을까

세계일보 문화기획- 문자로 보는 세상 53인물·정당·공약- 뭣 보고 찍을까오는 5월 9일 화요일은 이른바 장미 대선일로 임기 5년의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당일 오전 6시에서 오후 8시까지, 1998년 5월 10일 이전에 출생한 만 19세 이상의 선거권자는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이제 앞으로 남아있는 10여 일간 누구를 찍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흔히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동양에서는 신언서판(身言書判)을, 서양에서는 외모·목소리·내용 등을 들고 있는데, 동서양이 너무나 비슷하다. 특히 동양의 신(身)과 언(言) 및 서양의 외모와 목소리는 인간을 평가하는 결정적인 요소이다. 놀랍게도 서양의 경우, 내용은 인물 평가 비중에서 7%의 영향력밖에 없다는 통계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따지고 보면 사람을 만나는 순간, 외모와 함께 그 사람의 표정과 태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목소리를 들어보면 그 인물에 대한 평가는 거의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자기만의 개성을 살린다는 것은 자기관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목소리는 타고나는 것이긴 하지만, 말하는 사람의 진정성과 갈고 닦은 정도에 따라서 목소리의 영향력은 달라진다. 대통령의 조건이라면 신언서판은 필수 조건으로 하고, 나아가 정치·행정·사법/외교·안보·통일/재정·경제·고용/교육·문화·과학/정보·4차산업·기술/건설·교통·환경/사회·안전·복지/결혼·출산·고령화 등의 여러 현안에 대한 선택적이고 개성적인 대응책 및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더하여 대통령이라면 지역갈등·빈부갈등·세대갈등·노사갈등·보혁갈등·이념갈등 등을 해결함으로써 협치를 통한 사회통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지혜와 덕망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이토록 많은 사안에 대하여 한 인간이 모두 잘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어쩌면 각 분야의 전문가를 볼 줄 알고 적재적소에 훌륭한 인물을 쓸 줄 아는 후보가 진정한 대통령의 조건을 갖추었다 하겠다.이번에야말로 대한민국의 세종대왕을 모신다는 마음으로 잘 선택해야 한다.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안정된 민주국가로의 성장 모습을 이번 선거를 통하여 꼭 보여줌으로써 국가신인도와 청렴도를 최고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의 역대 대통령은 지도자로서 보여줄 수 있는 장·단점을 다 보여줬다. 따라서 이번에 당선될 대통령은 취장보단(取長補短)의 호기로 삼아야 한다.여기서는 대선과 관련한 ‘인물’ ‘정당’ ‘공약’ ‘선거’ ‘투표’ 등의 문자를 통하여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자질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대통령은 ‘인물(人物)’을 보고 찍어야 한다. 여기서 인물이라면 사람다운 사람, 곧 ‘겸손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 인(人)’ 자의 원형은 하늘을 향해 다소곳이 고개를 숙인 겸손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러므로 잘난 체하거나 상대를 비방하는 후보는 곤란하다고 본다. 그리고 ‘만물 물(物)’의 갑골문은 ‘소와 피 묻은 칼’의 모습으로 본뜻은 ‘칼로 소를 잡다’였다. 여기에서 ‘잡색(雜色)의 소, 만물’ 등의 의미로 발달했다.다음은 ‘정당(政黨)’도 빼놓을 수 없는 선택 요소이다. ‘정사 정(政)’은 회초리로 쳐서라도(攵) 바르게(正) 되게 하는 것이 정치임을 뜻하며, 여기에서 ‘다스리다, 바로잡다, 정치(政治), 정당(政黨)’ 등의 뜻이 나왔다. 주나라에서는 행정단위를 5가(家)를 1린(隣), 5린을 1리(里), 5리를 1당(黨)으로 조직하고, 각각 ‘인장, 이장, 당장’을 두어서 삼장제(三長制)라 불렀다. 여기에서 ‘무리, 붕당(朋黨)’ 등의 의미로 발전했다. ‘당동벌이(黨同伐異)’는 시비를 가리지 않고 뜻이 맞는 사람끼리는 한패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물리친다는 뜻이다. 지금 중국에서는 당(党)으로 쓰고 있는데, 이는 ‘숭상할 상(尙)’에 ‘사람 인(儿)’을 써서, 은근히 사람들이 숭상해야 할 대상은 ‘공산당’임을 드러내고 있다. 당끼리 어울리는 것은 ‘마땅할 당(當)’으로 발음이 같다.‘공약(公約)’의 ‘공변될 공(公)’은 ‘행동이나 일 처리가 사사롭거나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다’라는 뜻이다. ‘사사 사(厶, 私의 본자)’와 ‘나눠 줄 팔(八)’로 구성되어, ‘내 것을 나눠 주다’ 또는 사사(私事)의 반대인 ‘공적(公的)’이란 뜻이 된다. 여기에서 공(公)에는 ‘공평(公平)’ 또는 ‘공공(公共)’의 뜻이 탄생하고, 공적인 일이란 반드시 비밀 없이 공개적인 방법으로 처리해야 함을 깨우쳐주고 있다. ‘묶을 약(約)’ 자는 ‘가는 실(糸)로 묶다’라는 뜻에서 ‘약속(約束)하다, 규약(規約)’ 등의 뜻이 나왔다. ‘구기 작(勺)’은 국자 속에 어떤 작은 물체가 들어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공약(公約)은 공적 약속이다. 크고 화려한 것은 필요 없다. 반드시 실속 있는 약속, 지킬 수 있는 약속만을 제시해야 ‘빌 공(空)’ 자 ‘공약(空約)’을 면할 수 있다.‘선거(選擧)’의 ‘가릴 선(選)’에는 ‘착할 선(善)’의 뜻이 있다. 가려 뽑되 착한 사람을 선택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주역의 괘효로 쓰이고 있는 ‘부드러울 손(巽)’은 ‘인신 공양을 할 두 사람을 공손히 바치다’라는 끔찍한 뜻이었다. 따라서 유권자는 ‘가릴 선(選)’이 ‘구성원을 위해 희생할 사람을 뽑아서(巽) 보내다(辵)’라는 뜻임을 알고 투표에 임해야 한다. ‘들 거(擧)’ 자는 ‘손(手)으로 마주 들다(舁)’에서 나온 글자이다. 여기에서 ‘들다, 천거하다, 거행하다, 온’ 등의 의미가 탄생한다. 결국, 선거란 조국을 위해 희생할 사람을 천거하는 행사이다. 과연 어느 후보가 선거의 본뜻에 부합하는 인물일까 곰곰이 고려해 봐야 한다.‘투표(投票)’라 할 때의 ‘던질 투(投)’ 자는 손(手)으로 창(殳)을 ‘던지다’의 뜻이다. 여기에서 ‘투척(投擲), 투항(投降), 의기투합(意氣投合)’ 등의 뜻이 나온다. ‘표 표(票)’ 자의 본자는 ‘가벼울 표(爂)’였는데, 자형이 지금처럼 간단하게 바뀌었다. 불길(火)이 위로 솟아오르는(䙴) 모습에서 ‘불똥이 튀다, 빠르다’ 등의 뜻에서 출발하여, 지금은 물건이 빨리 유통되는 쪽지라는 뜻에서 차표(車票) 투표(投票)에서처럼 ‘표’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표는 언제나 표류(漂流)하고 있다. 따라서 투표할 때는 대통령으로서 표준(標準)이 될 만한 후보를 위하여 도장으로 표시(標示)를 잘해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동안 네거티브 공세로 선거판에 회오리바람, 곧 표풍(飄風)이 밀어닥칠 전망이다. 양두구육(羊頭狗肉)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표독(慓毒)한 후보는 도려내야 한다. 공약의 의미도 모르면서 남의 공약을 표절(剽竊)한 후보도 멀리해야 한다. 그러고 보니 찍을 후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찍어야 한다. 어떤 후보를 찍을 것인가. 인물을 보고 찍을 것인가. 정당·공약을 보고 찍을 것인가. 물론 모든 점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위기관리능력이 있는 후보를 찾아 찍어야 할 것이다. 그는 누구인가. 과연 ‘지금·여기·우리’의 표심을 잡을 수 있는 그 후보는 정녕 누구인가. 어느 후보가 준비된 대통령인가. 이번 선거는 지역선거 프레임에서 세대별, 계층별 구도로 그 양상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부터는 지나친 지역주의와 네거티브는 경계하고 정책선거를 이룩해야 한다. 대선 전의 사드 배치를 둘러싼 시각과 해법도 각양각색이다. 이런 때일수록 국민통합을 이끌 수 있는 협치의 정치가 필요하다. 민의를 대변하는 천명(天命)에 귀를 기울이며, 말하기보다 잘 들을 줄 아는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2017.04.27
thumb

성과 사랑

성과 사랑 권상호(연맹 이사, 문학박사)안타깝게도 인생은 왕복이 없다. 편도 모노레일(monorail)을 타고 떠나는 여행이다. 단 한 번밖에 허락되지 않은 인생이기에, 인간은 서로 만나 사랑을 나누며 나를 닮은 2세를 낳고, 내 영혼을 닮은 예술 활동을 통하여 세상에 흔적을 남기며, 봉사활동과 같은 보람 있는 일을 통하여 명예로운 삶을 영위하고자 한다.성(性)이란 ‘인간의 성품(性品)’ 곧, ‘마음 바탕’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런데 성이 ‘남녀의 육체적 관계’를 가리키는 뜻으로 의미가 확대되자 유교 사회에서는 이를 금기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성에 대하여 왜곡된 인식을 하게 되고, 성은 숨기고 감추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해 온 것이 더 큰 문제였다.하지만 생물학적 의미의 성(性)은 성염색체의 작용에 따라 신체적 차이를 바탕으로 구분되는 성(sex)을 가리키고, 사회 문화적 의미의 성은 사회 안에서 형성된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을 의미하는 성(gender)을 가리킨다.성의 가치는 일차적으로 성적 활동을 통한 자녀 출산, 곧 종족보존을 위한 ‘생식적 가치’에 있다. 때로는 쾌락을 위한 성적 활동을 가치로 보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절제가 필요하다. 절제가 없는 쾌락 추구는 오히려 불쾌감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의 진정한 가치는 사랑을 바탕으로 정신적으로 하나가 되는 ‘인격적 가치’에 있다.그렇다면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의 속성은 서로를 보호하고, 책임지고, 존경하고, 이해하는 데에 있다. 존경이 없는 보호와 책임은 자칫 지배와 소유가 될 공산이 큰다. 사랑과 성적 욕망은 엄연히 다르다. 지배하고 소유하고자 함은 성적 욕망에서 비롯한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책임을 전제로 절제의 미덕까지 겸비할 때, 진정한 사랑이라 할 수 있다.유교적 관점에서의 남녀 관계는 음양이론을 바탕으로 한 조화와 균형의 추구에 있었다. 남성이 없는 여성, 여성이 없는 남성은 존재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양성 합일의 궁극적 결과가 하나의 가정을 이루는 것으로 보았다.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인간의 성이 지닌 본래의 가치와 의미는 도외시하고, 특정 제품에 성적인 이미지를 부여하여 제품을 파는 등, 성을 상품화하고 있는 추세이다.게다가 최근의 성에 대한 큰 이슈는 동성애자나 성전환자와 같은, ‘성적 소수자’ 문제이다. 여기에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가족 구성권을 가질 수 있다는 옹호론자와 다수와 다른 성적 성향을 가졌기 때문에 차별해야 한다는 차별론자로 크게 나뉜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도 적지 않다. 성 정체성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는 견해, 유아기의 성적 환상을 극복하지 못한 성도착자로 여기는 의학적 견해, 종족 보존을 무시하고 탐욕적인 성적 행위를 하는 사람으로 여기는 종교적 견해 등이 있다.성은 어디까지나 천부적이고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는 권리이자 욕구로서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성은 자신의 인격과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행해야 한다. 자유를 표방한 행위가 모든 성적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누구나 성장하면서 성에 대하여 어느 정도는 스스로 깨닫지만, 실은 눈높이에 맞는 ‘성 건강 도우미’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성 이야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다. 학교에서 성을 가르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쏟아지는 음란물과 무분별한 성 정보 등을 극복하기에 역부족이다. 따라서 성의 쾌락적이고 자극적인 측면만 드러나고 위기 대처 방법은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이처럼 왜곡된 성 지식을 바로잡아 주고 행복한 성문화 운동을 펼칠 필요성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누구든지 성교육을 편리하게 받을 수 있고, 남녀 모두 기구를 통하여 임신과 출산 및 육아 체험을 해 봐야 한다.모든 언어는 발음이 서로 같으면 의미도 서로 통한다. 성도 발음을 같이하는 글자들을 통하여 성의 성격을 살필 수 있다. 성(性)은 ‘별(星)’처럼 아름답다. 그 신비롭고 고결함은 ‘성(聖)’스럽다. 그러기에 성은 잘 ‘성찰(省察)’하고 ‘성의(誠意)’껏 정성으로 돌봐야 한다. 성은 음악처럼 아름다운 ‘소리(聲)’를 지니고 있지만, 아름답기에 ‘성(城)’처럼 굳게 지키기도 해야 한다. 성은 언제나 잘 달래며 다뤄야지 성을 성나게 해서는 곤란하다. 사랑의 결과 ‘백성(百姓)’이 태어나고 모두가 ‘성(姓)’을 지니게 된다. 여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진실 하나는, 성은 성숙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인간, 곧 ‘성인(成人)’에게만 허락된다는 점이다.  
2017.04.26
thumb

혁명(革命)과 가죽

세계일보 문화기획- 문자로 보는 세상 52혁명(革命)과 가죽 4·19민주혁명 57주년을 기념하여 지난 13일에서 19일까지 서울 북한산 자락에 있는, 국립 4.19민주묘지 및 강북구(구청장 박겸수) 일원에서는 ‘깨어나라 4·19의 빛이여. 타올라라 희망의 등불로’라는 주제 아래 ‘4·19혁명 국민문화제 2017’이 펼쳐졌다. ‘국제학술회의’ ‘전국학생 그림그리기 & 글짓기대회’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순례길 트레킹’ ‘전국대학생 토론대회’를 비롯하여, 18일 오전에는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국립4·19민주묘지까지 달리는 ‘희망나눔 마라톤대회’, 오후에는 강북구 한천로에서 ‘1960년대 거리재현 퍼레이드’ 및 ‘전야제’ 등이 열렸다. 19일 당일에는 국가보훈처 주최의 ‘4·19민주혁명 기념식’이 열렸는데, 늘 참석해 오던 현직 대통령 대신에 19대 대통령 후보자들의 참배하고 방명록에 나름의 시국관이나 혁명관을 적고 다녀갔다. 필자는 ‘라이브 서예’ 타이틀로 시민참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혁명의 의미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 돌이켜보면 1960년 4월 19일 ‘자유(自由)·민주(民主)·정의(正義)’의 기치 아래 학생들이 주도하고 민중이 합세하여 일으킨 4·19혁명은 이승만, 이기붕 일당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조직화하지 못한 민중의 힘에 편승한 무능한 민주당 정권은 군사정권에 의해 역풍을 맞아 미완의 혁명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도 위기 때마다 이어진 민주 투쟁은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일궈냈다. 이는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일로서, 여기에서 4·19혁명의 의의와 가치를 찾을 수 있다. 특히 민중의 힘을 바탕으로 한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장미 대선을 앞두고 맞이하는 올해의 4·19혁명 기념일은 어느 때보다 색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혁명(革命)’이란 말은 우리의 고전에도 흔하게 나타나지만, 최초로 등장하는 곳은 주나라 때의 경전인 이다. ‘하늘과 땅이 바뀌어 네 계절을 이루듯이 은나라 탕왕과 주나라 무왕의 혁명은 하늘의 뜻을 따르고 사람들의 소리에 응한 것이다. (天地革而四時成 湯武革命順乎天而應乎人)’라고 했다. 이는 곧, 혁명은 사철이 바뀌듯이 천지의 때를 따라야 하고, 민심의 소리에 상응해야 한다는 말이다. 혁명(革命)은 ‘순천응인(順天應人)’으로 줄여 말할 수 있다. 그리고 혁명은 ‘명(命)을 혁(革)하다’보다 ‘명(命)에 따라 혁(革)하다’라고 풀이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여기서 ‘명(命)’은 ‘천명(天命)’을, ‘혁(革)’은 ‘변혁(變革)’을 뜻한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혁명(革命)이라 하면 고려 왕건이나 조선 이성계처럼 ‘역성혁명(易姓革命)’으로 생각해 왔다. 곧, 이전의 왕통을 뒤집고 다른 왕통이 대신하여 통치함은 천명(天命)에 의한 것이라는 사상이다. 그런데 우리 역사에서 진정으로 민심이 천심을 대신하고 민중의 힘만으로 혁명을 이뤄낸 사건은 4·19혁명과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전부라고 본다. 혁명은 ‘프랑스 혁명’과 같은 시민 혁명으로서 자유와 평등을 쟁취하고 통치형태를 바꾸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제4차 산업혁명’처럼 사회적·경제적인 급격한 변화를 뜻하기도 한다.가죽의 가공 과정에서는 반드시 ‘무두질’을 거치게 되는데, 이는 손질하지 않은 짐승의 ‘생가죽’, 곧 ‘원피(原皮)’에서 털과 기름을 뽑고 잘 매만져서 가죽을 부드럽게 만드는 일을 가리킨다. 무두질을 거치면 원피가 부드럽고 연한 ‘다룸가죽’, 곧 ‘유피(鞣皮)’가 된다. 유피를 총칭해서 피혁(皮革)이라 하며, 특별히 털이 붙어 있는 상태로 무두질한 것을 모피(毛皮)라 한다. 벗겨낸 가죽을 그대로 내버려 두면 곧 부패해 버리지만 적당한 가공을 거치면 물에 적셔도 썩지 않고 건조해도 딱딱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인간은, 가죽을 각종 생활 용구로 사용하거나 몸을 꾸미는 재료로 활용하게 되었다. 무두질한 유피에서는 털이 달린 옛 모습을 찾을 길이 없다. 여기에서 가죽의 의미 속에 ‘혁명’의 의미가 탄생한다.유피의 원료가 되는 원피는 소·말·개·돼지·양과 같은 포유동물의 가죽이나, 악어나 뱀과 같은 파충류의 가죽, 또는 타조와 같은 조류의 가죽도 이용된다. 이를테면 쇠가죽을 무두질해야만 북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무두질은 인류가 구석기시대부터 고민하며 터득해 온 가장 오래된 기술 중의 하나이다. 인간은 수렵으로 잡은 짐승 가죽에 기름을 바르고 문질러서 연하게 하는 ‘기름 무두질법’과 불을 이용하여 가죽을 연기에 그을리는 ‘연기 무두질법’을 고안해 냈다. 국어에서 ‘가죽’이란 말은 사람의 피부를 낮잡아 일컫는 말이기도 하지만, 주로 동물의 몸을 싸고 있는 껍질을 벗겨 가공한 물품을 뜻한다. 갖신(가죽신), 갖옷(가죽옷), 갖바치(가죽신을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던 사람), 갖풀(가죽을 고아서 만든 풀, 아교) 등에서 보듯이 가죽을 줄여 ‘갖’이라 하고, ‘살갗’의 ‘갗’도 가죽과 동원어로 보인다.‘가죽 혁(革)’ 자는 금문에 처음 보이는데, 짐승의 털을 완전히 제거하고 무두질하여 말리는 모습이다. 혁(革) 자의 금문 모양을 보면 머리와 꼬리도 온전히 남아있는데, 그 중간의 네모 부분이 가죽이다. 가죽을 뜻하는 최초의 글자는 금문에 나타나는 ‘가죽 피(皮)’ 자다. 죽은 짐승을 매달아 놓고 손(又)으로 가죽을 벗기는 모습을 상형한 글자이다. 금문의 모양이 ‘짐승의 머리’와 ‘가죽’ 및 이를 벗기는 ‘손’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볼 때, 짐승의 가죽을 벗기는 중임을 보여주고 있다. 짐승의 가죽을 벗기는 일을 박피(剝皮)라고 하는데, 소전에 오면 짐승의 몸에서 완전히 떼어낸 가죽의 모습이 보인다. 여기에서 가죽은 짐승의 몸을 싸고 있으므로 ‘표면’ ‘겉’ 등의 뜻도 나온다.벗긴 가죽의 털을 제거한 뒤, 냇가에 반듯하게 펴 놓고 빙빙 돌며 무두질하고 있는 모습이 ‘가죽 위(韋)’ 자이고, 무두질과 가공을 거쳐 완전한 제품으로서의 가죽은 ‘가죽 혁(革)’이다. 그런데, 이 위(韋) 자를 성 주위를 돌아다니는 두 발의 모습으로 보고, ‘어길 위(違)’ 자의 본자로 파악하기도 한다. 구(口)를 중심으로 위아래에 하나씩 있는 발이 상반되는 방향으로 걷고 있으므로 ‘어긋나다’ ‘어기다’ ‘배위(背違)’ 등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위편삼절(韋編三絶)이란 말이 있다. 종이가 없던 옛날에는 대나무에 글자를 써서 가죽끈(韋)으로 묶은 책을 사용했었는데, 공자가 을 매우 많이 읽어서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데에서 비롯한 말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세 가지 기본 요소는 의식주(衣食住)이다. 체온을 유지하고, 추위를 막으며, 신변의 안전을 위해서는 먹고, 입고, 집을 지어야 했다. 여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짐승의 가죽이었다. 어쩌면 가죽은 인간의 삶과 함께해 왔으며, 인류 첨단문화의 출발점이자 마지막이라 할 수 있다. 의·식·주가 인간 생활의 3요소라면, 4·19혁명정신인 자유·민주·정의는 민주주의의 3요소라 할 수 있다.
2017.04.20
thumb

전라북도 단습 - 전국선비문화제에 참가차 남원에 가다

​넓이는 강원도의 반이지만인구는 30만 명이 더 많은 전라북도는옛 마한과 백제의 땅이었다.전주는 이성계의 관향지전주와 나주에서 전라도(全羅道)이다도광주와 남원에서 광남도(光南道)로 불리기도 했다.정여립의 난과 갑오농민전쟁의 발상지로 역사의 주목을 받은 곳.농업과 공업 그리고 예술의 이상적 조화로이제​ 세계로 웅지를 펼치리라. 전주시(65만 2,811명) 익산시(30만 1,202명)군산시(27만 8,399명) 순 가장 적은 인구가 분포하는 지역은 장수군(2만 3,252명)·무주군(2만 5,044명)·진안군(2만 6,117명)이다.
2017.03.31
thumb

4·19 시민참여 프로그램 - 라이브 서예로 참여

  안녕하세요.4·19혁명국민문화제 운영사무국입니다.  4.19혁명국민문화제 행사 참가 및 예산 집행 기준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안내드리오니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예산 집행 기준     (1) 업체와의 거래로 사업비 지출 시 카드결제, 계좌이체 및 사업자등록증을 갖고 있는 업체를 통해 진행해야 하며, 자세한 유의 사항은 첨부된 문서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2) 3월 31일(금) 부스별 예산을 입금해 드릴 예정이오니, 단체 통장사본(또는, 대표자 통장 및 신분증 사본)을 본 메일로 오늘까지 회신해 주시기 바랍니다.     (3) 기타 예산 집행과 관련한 문의 사항이 있으시면 강북구청 문화체육과 최주원 주사님(02-901-6214)께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2. 행사 참가 안내     (1) 부스 세팅 시간 : 18일(화) 08:30 ~ 11:00 (*오전 11시까지 부스 세팅을 모두 마쳐주시기 바랍니다.)     (2) 차량 통제 시간 : 18일(화) 09:30 이후                      (*오전 9시 30분 이전에 행사장 내 차량은 모두 빼주셔야 하며, 행사장 출입 시 입구에서 통제 요원에게 소속단체 확인 후 차량비표를 발급받으셔야 합니다. 행사 시간에 행사장 내 주차는 불가합니다.)     (3) 행사 시간 : 18일(화) 13:00 ~ 18:30     (4) 부스 철거 시간 : 18일(화) 18:30 이후 (*행사 종료 후 부스 철거를 원칙으로 하며, 차량 출입은 19:00 이후에 가능합니다.) 3. 부스 타이틀 시안 확인    (1) 첨부된 부스별 타이틀 시안을 확인하신 후 수정 사항이 있으시면 운영사무국으로 메일, 또는 전화주시기 바랍니다.    (2) 수정사항은 늦어도 4월 4일(화)까지 전달 부탁드리며, 그때까지 따로 회신이 없으신 단체의 경우 수정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고 제작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기타 행사 참가 관련 문의는 운영사무국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수고하십시오!        4·19혁명국민문화제 운영사무국Tel. 02-2038-8437Fax. 02-2051-2084Mail. festival419@naver.com​ 「4·19 시민참여 프로그램 공모 및 운영」 예산기준   □ 예산기준 ○ 예산편성 및 집행 기본지침 ∙ 예산은 지원사업 목적 달성을 위한 보편타당하고 실행 가능한 적정 예산으로 편성 되어야 하며 철저한 예산편성으로 사업의 효과성을 극대화해야 함 ∙ 예산집행 기준을 참고하여 편성하되 제시된 예산지원 기준에 어긋나는 경우 추후 예산 조정이 요구될 수 있음 ∙ 심의 승인 받은 예산을 실제 운영하지 않고 타 용도로의 사용을 금함 ∙ 업체와의 거래로 사업비 지출 시 카드결제, 계좌이체 및 사업자등록증을 갖고 있는 업체를 통해 진행함 ∙ 사업비 지출에 대해서는 사용내역이 확인 될 수 있도록 입출금을 통해 지출함   ○ 지원제외 항목 ∙ 프로그램 운영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자산취득비 성격의 사무기기, 물품구입비, 시설개보수 비용, 사무실 운영경비(인건비, 임대료, 시설유지비) 등 ∙ 프로그램 진행 중 식비 및 간식비는 전체예산의 20% 내로 가능 ∙ 행사 부대경비 성격의 기념품, 시상품, 단체복구입비 등 ∙ 별도의 교통비 등의 실비지원 등 ∙ 원고료 및 슬라이드료 ∙ 자문비 및 회의비(평가회의비) ∙ 현장답사 및 출장비, 예비비 및 택배비, 주차비   ○ 예산편성 시 유의사항 ∙ 재료비 등 항목에 대해 세부적으로 작성할 것 ∙ 산출기초는 구체적으로 작성하며 총액으로 기재하지 않도록 함 ∙ 재료비 구입은 반드시 인원 당 단가에 준하여 함 
2017.03.31
thumb

세계일보 문화기획- 문자로 보는 세상 - 49 그래도 배는 띄워야 한다

​세계일보 문화기획- 문자로 보는 세상 49그래도 배는 띄워야 한다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정에 있는 한옥 주련 내용 중 다음의 대구가 눈에 들었다. 당나라 때의 문필가 한유(韩愈, 768〜824)가 쓴 권학시이다. ‘書山有路勤爲徑(서산유로근위경) 책의 산에 길이 있으니 근면을 지름길로 삼고, 學海無涯苦作舟(학해무애고작주) 배움의 바다는 끝이 없으니 힘들어도 배를 만들어야 한다.’부지런히 독서하고 꾸준히 실천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 배가 육지에 정박 중이거나 항구에 묶여 있을 때는 파선과 침몰의 염려가 없다. 그러나 그러려고 배를 만들진 않는다. 설령 난파선이 되고 가라앉을지라도 배는 띄우고 저어야 한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땅 위만을 걸어 다니던 인간이 바다를 건넘은 물론 하늘을 날 수도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이동 속도도 점점 빨라져 이제는 누구나 다 축지법 도사가 되었다. 수렵사회의 인간은 더 많은 먹을거리를 찾아 말을 길들여 타고 다니며 사냥을 하고, 배를 만들어 강을 건너고 물속의 고기를 잡기도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은 더 큰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좀 더 빠르고 그러면서도 안전한 교통수단을 찾아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육상교통의 발달은 수레, 자동차, 기차 등을 낳고, 수상교통의 발달은 뗏목, 돛단배, 여객선 등을 낳고, 항공교통의 발달은 비행기, 헬리콥터를 비롯하여 최근에는 드론까지 만들어냈다. 그런데 교통수단이 빠르고 거대해진 만큼 그 위험도 점차 커지고 있다. KAL기 폭파, 서해 훼리호 침몰, 괌 비행기 추락, 대구 지하철 화재, 천안함 참사, 세월호 침몰 등 생각하기조차 힘든 끔찍한 대형 사고들은 모두 교통과 관련한 사고였다. 그렇다고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글 수는 없지 않은가. 차고에 장식용으로 세워두기 위해 차를 만들지는 않았고, 항구를 장식하기 배를 만들지는 않았다. 차는 달리고 배는 띄우고, 비행기는 날려야 한다. 문제는 절대 안전이다. 안전 불감증에 젖어 있는 한 대형 참사는 피할 수 없다. 온 국민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감추거나 잊어버릴 게 아니라, 도심 한가운데나 고속도로 입구, 항만, 공항 등의 교통요지에 사고 현장 모습이나 사진 등을 전시라도 해야 한다고 본다. 304명의 아까운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가 침몰 1073일 만에 만신창이가 된 민낯을 드러냈다. 잭킹바지선으로 시험인양까지 거치며 고요와 긴장 속에 어렵사리 해저에서 끌어올렸다. 안타까운 사실은 세월호가 바닷속에 잠겨있는 동안 우리 사회의 비전과 경제성장도 가라앉아 있었다는 점이다. 이제는 세월호 대신에 갈등과 분열의 찌든 병폐를 가라앉히고 국민 대통합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 지도자와 고개 숙인 경제를 끌어올려야 한다.참사 당일, 그날의 뼈아픈 기억을 상기하면 우리의 가슴은 미어질 듯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누구도 ‘내 탓이오’라고 고백하는 사람은 없었다. 책임을 서로 전가하고, 심지어 ‘외부 충돌설’ ‘핵폐기물 폭발설’ 등의 괴담과 가짜뉴스까지 양산해 왔다. 이제 우리는 세월호 침몰 사건을 통하여 사회 전반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부터 치료해야 한다. 모든 교통 담당자들은 물론 대통령 이하 각 분야의 공직자들은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듯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것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점검하고 완벽하게 대비할 줄 알아야겠다. 우리 문학 속의 ‘배[船]’는 교통수단이라기보다 유희 장소였다. 성종의 친형인 월산대군(1454~1488)의 시조에 나오는 뱃놀이는 낭만과 여유 그 자체이다. ‘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 낚시 들이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빈 배에 실은 것은 사람도 물고기도 아닌 욕심 없는 달빛이다. 물욕에서 벗어난 초탈의 경지를 노래하고 있다. 가을 달밤에 작은 배 한 척을 강 위에 띄워 놓고, 무엇을 잡겠다는 생각도 없이 한가롭고 여유 있는 삶을 보여주고 있다. 유유자적(悠悠自適)의 경지랄까.다음은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 1587~1671)의 연시조 ‘어부사시사’ 중 한 수이다. ‘앞강에 안개 걷고 뒷산에 해 비친다. / 배 띄워라. 배 띄워라. / 썰물은 내려가고 밀물은 밀려온다. /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 강촌에 온갖 꽃이 멀리 비치니 더욱 좋다.’후렴구에 나타나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를 비롯하여 ‘배 띄워라, 닻 들어라, 돛 달아라, 이어라, 닻 내려라, 배 세워라, 배 매어라, 닻 내려라, 배 붙여라’ 등을 보면 고산은 아예 배와 함께 생활하며 즐기고 있다. 강호가도(江湖歌道)의 경지랄까. 그러나 노계(蘆溪) 박인로(朴仁老, 1561~1642)의 전쟁가사 ‘선상탄(船上嘆)’에 오면 배는 증오의 대상이 된다. ‘진실로 배 아니면 풍파만리(風波萬里) 밖에 / 어느 사이(四夷) 엿볼런고 / 무슨 일을 하려고 배 만들기를 시작했는가.’배를 처음 만든 헌원(軒轅) 씨를 원망하고 있다. 이는 배를 타고 왜적이 쳐들어와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이리라.한편 우리 문학 속의 배는 낭만과 원망의 상반된 이미지 외에 희생의 이미지로 그려지기도 한다. 다음은 일제 강점기에 시작 활동을 하다가 광복 1년 전에 열반에 든 만해(卍海) 한용운(韓龍雲, 1879~1944)의 시 ‘나룻배와 행인’이다. ‘나는 나룻배 / 당신은 행인 //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도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그려. /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 갑니다. // 나는 나룻배 / 당신은 행인’나룻배인 나는 당신이 흙발로 짓밟더라도,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급한 여울을 건너간다고 했다. 당신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희생정신을 엿볼 수 있다. 갖은 고난과 시련을 겪으면서도 끝없이 당신을 기다리는 인내와 기다림의 자세가 돋보인다.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버리는 무관심한 당신인데도, 언제든 다시 오실 것을 믿고 있다. 아무 흔적도 남지 아니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에 ‘배 지나간 자리’라는 말이 있다. 배가 이미 지나간 자리라면 아무리 증거를 찾아봐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배가 지나가지 못하고 가라앉았다면 숱한 상처의 흔적과 풀지 못할 수수께끼를 남긴다. 미수습자 9명의 유해가 조속히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하여, 묵념!
2017.03.30
thumb

中학교 重학교 衆학교

세계일보 문화기획- 문자로 보는 세상 48中학교·重학교·衆학교  대한민국헌법은 대한민국의 최상위 법이다. 전체 10장 130조로 짜여 있는데, 제2장에서는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중 헌법 제31조 1항에 의하면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기본법 제8조(의무교육) 1항의 내용은 ‘의무교육은 6년의 초등교육과 3년의 중등교육으로 한다’, 2항의 내용은 ‘모든 국민은 제1항에 따른 의무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인간의 일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시기가 없지만, 그중에서도 인생의 초석이 되는 청소년기가 중요하다. 청소년기 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시기는 아무래도 중학교(中學校) 시절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소년기라 할 수 있는 초등학교 때와 하이틴에 해당하는 고등학교 때를 이어주는 때가 중학교 시절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중학교 시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는 생의 분기점이기 때문이다.중학교 시절은 인생의 골든타임이다. 책임과 의무감을 깨닫고 독립적이고 개성적인 인간으로 성장해 가기 위한 준비 기간이다. 중학교 시절은 격랑이 이는 감정의 바다를 건너는 시기이다. 그 배는 이성의 섬을 향해 가고 있다. 아직 완전한 개인으로 성장하지 못한 미성숙한 상태로서 매우 위험해 보이지만 열정과 도전으로 무조건 노를 저으며 항해해 나가는 때이다. 사춘기라는 이름으로 인생에서 건너지 않을 수 없는 소중한 학창시절이므로 ‘소중할 중(重)’ 자를 써서 ‘중(重)학교’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따라 모든 국민이 의무적으로 중학교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지므로 ‘무리 중(衆)’ 자를 써서 ‘중(衆)학교’라 할 수도 있다.14~16세의 중학교 시절은 이른바 사춘기가 시작되는 때이다. 사춘기에는 누구나 몸에 이상한 변화가 오지만 아무도 거부할 수 없다. 성숙을 위해 더 먹고, 더 뛰는 것은 기본이다. 잠시도 가만있지 못한다. 필자의 친구인 경찰서장이 모 중학교 특강 부탁을 받고 정장으로 당당하게 강당 앞에 섰다. 경찰서장의 위엄 앞에서도 3분은커녕 말이 나오자마자 떠들어대는 천방지축의 중학생들을 접하고 나서 다시는 학생들 앞에 서지 않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상한 봄인 사춘기. 어른이 볼 때는 아직도 어린데, 어린이가 아니라고 몸짓으로 보여준다. 어른이 되는 길목에 들어선 그들이다. 번데기가 우화를 통하여 성충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나가려는 시기이다. 소동파의 명문장 ‘전적벽부’에 ‘우화등선(羽化登仙)’이란 말이 나온다. 이는 땅에 발붙이고 사는 인간이 날개가 돋친 듯 날아올라 신선이 되고 싶다는 뜻으로 이상에 대한 동경을 표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의 열정과 야망은 ‘우화등성(羽化登成)’으로 어른이 되기 위한 몸부림으로 볼 수 있다. ‘위정편’에서 공자는 ‘나는 열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었다(吾十有五而志于學)’라고 고백하고 있다. 생이지지(生而知之)한 천재들에 비하면 열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었다는 공자의 고백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흔히 말하는 중2병을 겪은 뒤에 공부를 시작해도 누구나 공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공자의 고백은 이처럼 우리에게 용기를 주기도 하지만, 15세가 인생에서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도 깨우쳐 준다. 공부가 아니라 운동이나 요리라도 15세에 뜻을 둔다면 그 분야의 공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어른이 되고 난 뒤에 자신의 사춘기를 돌이켜보면 아쉬우면서도 아름답고, 쑥스러우면서도 웃음이 나오지만, 사춘기의 자식이나 제자를 바라보는 부모나 선생님은 언제나 긴장 속에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다. 부모와 어떤 대화도 나눌 마음이 없는, 닫힌 중학생. 이유 없는 반항에 가끔 사고도 치고, 화가 나면 참지 못하고 맨주먹이라도 휘둘러야 직성이 풀리는 나이다. ‘세상의 중심은 나야!’, ‘세상에서 내가 최고야!’라고 생각하며 돈키호테가 되기도 한다.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얼굴 화장에 공들이고, 시도 때도 없이 외출하는 사춘기의 딸을 둔 부모도 있다. 늦은 밤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딸을 생각하면 불안하고 화가 치밀기도 하지만 도무지 그 속은 알 길이 없다. 물론 딸도 자기 마음을 알지 못한다.중학교 시절엔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우울증에 빠져 있다가도 금세 기쁨에 들뜨기도 한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의기양양하다가도, 스스로 자신의 스트레스를 조절하지 못할 때는 자학하기도 한다. 또래끼리 무리 지어 다니기를 좋아하고, 감정조절이 안 될 때는 폭력을 쓰기도 한다. 흡연 음주로 어른이 된 양하며, 성적으로 어른 짓을 하기도 한다. 주차된 차량의 유리를 깨고 금품을 털기도 한다. 화물차에 불을 지르기도 하고, 오토바이를 상습 절도하기도 한다. 질풍노도와 왕따의 시기. 이 또한 지나가리라. 때때로 그들은 선생님보다 더 힘세어 보이고 싶어 한다. 이러한 행동이 그들 사이에는 우상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가장 교육하기 힘든 중2, 그래서 선생님들도 중2 담임은 맡기를 꺼린다. 이러한 사춘기 병을 일본에서는 ‘중2병’으로 명명한 적이 있다. 왜 이럴까. 호르몬의 변화 때문이다. 호르몬의 변화로 2차 성징이 나타나고 심리적 이유가 발생한다. 쉽게 분노하고, 조그마한 손해에도 울며불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이처럼 부정적 감정 반응이 증가하는 원인을 ‘전두엽의 가지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그렇다면 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사춘기, 특히 중학교 시절은 사회적응을 위한 훈련이 필요한 때이다. 이 시기를 전후하여 특별하면서도 양질의 교육이 제공되어야 한다. 예술이나 체육 활동을 통한 스트레스 배출도 중요하다. 자유학기제를 통하여 궁금한 직업 체험을 함으로써 자신의 적성을 발견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도 맛보게 해야 한다. 농사나 등산을 통하여 땀의 고귀함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지한 학습이나 독서를 통하여 정적인 태도를 기르는 것 또한 필요하다. 종교나 명상을 통한 영성 체험도 이 시기에 이뤄져야 한다. 학부모 중에는 중학교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사이에 끼어 있으므로 중학교 과정에 대하여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분도 있다. 중학생이 되면 가속기는 완성되어 가나 제동장치는 미완성인 나이다. 이때 성공과 실패, 희망과 절망을 겪어봐야 한다. 밤이 지나면 낮이 오고, 낮이 지나면 밤이 온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야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 때로 그들이 지나치게 장난치며 떠들더라도 어른들은 인내하며 지켜볼 줄 알아야 한다. 중학교 시기는 몸과 마음이 인생의 어느 시기보다 많이 자라고 변화하는 때이다. 신체적 변화도 커서 남성성과 여성성이 뚜렷이 구분되는 시기이다. 어떤 고등학교로 진학할 것인가? 장차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 스스로 진로에 대하여 고민하고 목표를 세우며 진지하게 대응전략을 세울 때이다. 칼릴 지브란이 말했다. “그대가 아이들과 같이 되려고 애쓰는 것은 좋으나, 아이들을 그대와 같이 만들려고 애쓰지 마라”아침나절에 산자락을 걷는다. 온갖 새 소리가 유난히도 요란하다. 새들도 사춘기를 맞이했나 보다.
2017.03.23
thumb

시산제(始山祭) 축문(祝文)

시산제(始山祭) 축문(祝文) 유세차(維歲次) 단기(檀紀) 4350년 丁酉年(정유년) ○월 ○일○○ 산악회(山岳會) 회원들은 이곳 ○○산 정상(기슭)에 올라삼가 천지신명(天地神明)께 엎드려 고하나이다.지금까지 저희의 건강(健康)과 행복(幸福)을 지켜 주시고,무탈(無頉)하게 산천을 유람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심에 감사드리나이다.초목(草木)의 번성과 금수(禽獸)의 안전(安全)까지도 돌봐주심에이에 저희 ○○회원 모두는 마음을 다하여 제(祭)를 올리나이다.천지신명이시여, 바라옵건대,이곳에 모인 선남선녀(善男善女)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배려하게 하옵고, 산이 좋아 산을 찾고, 산이 그리워 산을 오르는 우리 모임을‘아름다운 공동체’로 만들어 주소서.심신(心身)의 단련과 수행(修行)을 통하여 우주섭리(宇宙攝理)와 천지조화(天地造化)를 깨닫고,가정과 사회, 국가와 인류에 봉사할 수 있는 지혜를 내려 주소서.무거운 인생의 짐을 지고 산을 오르내리는저희의 어깨와 다리에 힘을 주시고,험한 골짜기와 바위를 오르내리는 저희 가슴에는더한 ‘열정’과 굳은 ‘의지’를 심어주소서.엉뚱한 골짜기에서 방황하지 않게 하시고,산을 오를 때마다 ‘준비’하는 지혜를 내리소서.올 한해도 ‘화합’과 ‘사랑’으로, 사고 없는 행복한 산행이 될 수 있도록 굽어 살피소서.조촐한 주과포혜(酒果脯醯)나마 삼가 올리오니, 흠향(歆饗)하소서...   ○○산악회 회원 일동 
2017.03.21
thumb

세계일보 문화 기획- 문자로 보는 세상 47- 꽃샘바람 속에 불어온 사드 보복 역풍

세계일보 문화 기획- 문자로 보는 세상 47꽃샘바람 속에 불어온 사드 보복 역풍 속담은 단순히 속된 이야기가 아니다. 예로부터 여러 사람의 생각과 지혜가 모여서 비석처럼 굳어진 민간의 살아있는 격언이다. ‘큰집 잔치에 작은집 돼지 잡는다’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힘센 이웃과 가까이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는 일에 약한 쪽이 억울하게 희생당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구한말의 대한제국은 발목 밑의 일제에 의해 영문도 모른 채 국새를 빼앗겼고, 지금의 대한민국은 좌중우미(左中右美)의 힘겨루기에 짓밟혀 국가적 위기를 맞고 있다.하지만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속담도 있다. 아무리 위급한 경우를 당하더라도 지혜롭게 잘 대처하면 위기를 벗어날 수가 있다는 말이다.3% 정도의 염분농도가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듯이 의인(義人)이 3%만 있어도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은 나라가 망하지 않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국운을 일으켜 선진국 반열에 씩씩하게 진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의인이 되어야 한다. ‘옳을 의(義)’ 자를 살펴보면 ‘나 아(我)’ 위에 ‘아름다울 미(美)’ 자가 숨어있다. 의로운 행동이란 남이 아닌 나를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다. ‘가빈사현처(家貧思賢妻) 국난사양상(國難思良相)’이라는 말도 있다. 집안이 가난하면 현명한 아내가 생각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훌륭한 재상이 그립다는 뜻이다. 마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 참여를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있음에도, 고심 끝에 현재의 국가위기 대처와 안정적 국정관리 및 공정한 대선 관리를 위해 대선 불출마 의지를 밝혔다. 탁월한 선택에 갈채를 보내고 싶다.친족 암살도 서슴지 않는 김정은발 북풍은 원래 냉혹한 바람인 줄 알고 있다. 게다가 미국발 사드풍과 중국발 사드역풍으로 대한민국은 지금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중국발 사드역풍은 회오리바람으로 발전하여 경제, 관광, 문화 등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까지 한반도에 불어온 미풍(미국 바람)과 중풍(중국 바람)은 계절풍 정도의 순풍이었다. 그러나 이 두 바람이 G2 엔진을 다는 순간, 지구촌의 작은 집 돼지는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군사문제와 경제문제를 분간하지 못하는 중풍을 잘못 맞으면 중풍(中風, 뇌졸중)에 걸리기 십상이다. 춘분을 앞둔 요즘은 꽃샘바람이 자주 불어오는 때이다. 꽃샘바람. 아름다운 이름이다. 그러나 꽃샘의 ‘샘’은 ‘샘물’의 ‘샘’이 아니라, ‘시샘’의 ‘샘’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원래 봄바람의 다른 이름은 동풍 또는 광풍(光風)이었다. 동풍은 샛바람이라고도 하며 동쪽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이다. 광풍은 화창한 봄날에 맑은 햇살과 함께 불어오는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을 가리킨다. 그런데 올봄엔 다사로운 동풍 대신에 뜻밖의 중풍이 몰아치고, 광풍(光風) 대신에 ‘미칠 광(狂)’ 자 광풍(狂風)이 불어오고 있다. 미친 듯이 휘몰아치며 사납게 부는 광풍은 참으로 고약한 바람으로 중국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바람이 바로 그것이다. 안방에서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연패한 한국야구도 같은 형편이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 올림픽 금메달 등 국제대회에서 승승장구하던 대표팀이 아니던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미·중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미국은 중국의 사드 반대에 대해 ‘중국의 우려를 인정하지만, 이는 한국과 일본의 안보문제’라며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한·중 수교 25년의 성과는 소중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한·미 사드 배치를 고집하는 것으로, 이는 분명히 잘못된 선택이고, 한국 안보를 더 위험하게 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세라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할 정치권은 오히려 어느 한쪽에 편승하여 큰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가관이다. ‘두려울 구(懼)’ 자를 보면 위기일수록 두 눈 똑바로 뜨고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만약 남북한이 미·중을 등에 업고 눈치 보는 나라로 전락한다면, 이는 한민족의 망신이요 꼴불견이라 할 수 있다.중국에서는 정부와 매스컴의 주도 아래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전면금지하고 반한 감정은 폭력과 시위로 바뀌었다. 문화적으로는 한한령(限韓令, 한류 금지령)을 강조하고 사회적으로는 한국산 불매운동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롯데가 중국에 선전포고했다며 벌인 롯데 제품 불매 운동이 한국 제품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는 한국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까지 했다. 미국도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ZTE에 약 1조 3702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미국이 외국 기업에 물린 최대 벌금액이다.북한의 핵미사일(核 missile) 위협에 대응한다는 사드 배치의 당위성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고 있다. 문제는 중국과의 갈등 심화이다. 중국은 한국에게 사드 철회를 요구하고 경제적 제재를 가하면서도 북한과는 제재보다는 협상을 앞세우는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이러한 안보 위기 상황에서 요구되는 것은,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국민의 흔들림 없는 자기 자리 지키기이다. 그런데 우리 야당은 거꾸로다. 중국이나 북한의 행동을 비판하기는커녕 사드 배치를 추진하는 정부를 향해 삿대질을 해대고 있다. 나라의 존망이 걸린 안보의 격랑을 헤쳐가기 위해선 내부 결속과 단합이 절대 필요하다. 적 앞에서 분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런 정치권이, 어떻게 국가의 안위를 지켜낼 수 있겠는가. 사드 배치는 어디까지나 북에 대한 자위적 조치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았거나 중국이 이를 말렸다면 사드는 불필요한 장치일 수 있다. 사드 보복의 역풍이 국내의 혼란스런 정치적 상황을 틈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심각함이 있다. 중국은 사드에 대한 여야 견해차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우리가 한목소릴 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온 국민은 정신 바짝 차리고 위기를 극복하도록 하고, 기업은 이런 때일수록 중국 법규를 잘 지길 것이며, 정부는 그야말로 효율적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중수교 25주년을 기념하는 한중우호음악회 ‘Spring Big Concert’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되었다. 한·중 성악가들의 열창에 3천여 명의 양국 관객은 격의 없이 모두 서로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러고 보면 사대 배치로 인한 양국의 갈등은 오직 정치적인 문제일 뿐이다. 양 국민 사이의 꽌시(關係)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 지구 위에 마지막 남은 야생동물의 최대 피난처로 아프리카 동부 세렝게티(Serengeti) 초원이 있다. 얼핏 보기에는 다양하고 많은 동물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듯하지만, 다른 동물이 자기 영역에 쳐들어오면 평화롭던 초원은 아수라장으로 바뀐다. 인간세계도 이와 같다면 금수와 다를 바 없다.의 저자인 미국 신학자 라인홀드 니부어(Reinhold Niebuhr, 1892~1971)는 개인과 사회의 도덕 기준이 다르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도덕적인 사람도 사회의 어느 집단에 속하면 집단적 이기주의자로 변한다’라고 했다.개인과 사회, 국가 간의 이상적인 윤리는 대립적 관계보다 상보적인 관계 유지가 중요하다. 개인의 자아실현과 사회나 국가가 추구하는 공동의 선이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평화와 행복이 온다.
2017.03.09
thumb

역사 속의 인물을 영상처럼 살려내는- 이야기 문인화가 심관(心觀) 이형수(李亨守)

역사 속의 인물을 영상처럼 살려내는이야기 문인화가 심관(心觀) 이형수(李亨守) 황홀한 동해 절경과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 그곳엔 영덕(盈德)이 있다. 영덕 출신으로 영덕의 자연과 인간을 지독히 사랑하여, 평소 흠모하던 영덕 태생의 역사적 인물들을 살아서 꿈틀대는 붓끝으로 모셔와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생을 맡긴 문인화가가 있다. 그의 그림 앞에 서면 역사 속의 인물들이 걸어 나와 문학과 철학, 인생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활동사진처럼 들려준다. 그렇다. 영덕에 가면 애향심으로 똘똘 뭉친 역사 문인화가 심관(心觀) 이형수(李亨守) 선생이 있다.영덕은 동해의 신비로운 ‘덕의 언덕’이다. 그래서 영덕의 본명은 ‘덕원(德原)’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덕으로 가득하다’는 뜻의 ‘영덕(盈德)’이다. 자연의 덕으로는 산과 바다가 있어, 이곳에서 나오는 많은 물산은 건강을 지켜주고, 맑은 물과 상쾌한 공기는 심신을 씻어준다. 인간의 덕으로는 훌륭한 인물들을 배출하여 이 땅에서 오늘을 사는 후손들에게 커다란 자부심과 삶의 지혜를 깨우쳐 주고 있다. ‘영덕대게’도 빼놓을 수 없는 자연의 덕이지만, ‘영덕문향(盈德文香)’ 또한 지나칠 수 없는 영덕의 자랑거리다. 무엇보다 역사적으로 훌륭한 인물을 많이 낳았다는 점에서 영덕 사람들은 적어도 ‘땅이 좋아야 훌륭한 인물이 난다’라는 뜻의 ‘인걸지령(人傑地靈)’을 믿고 있다. 흔히 그림 중에 가장 표현하기 어려운 장르가 인물화라고 한다. 유연한 원뿔꼴의 모필로 먹물이 번지는 화선지 위에 인물을 그리기는 더욱 어렵다. 더구나 사물의 특징만을 잡아내어 문기(文氣)로 간결하게 표현하는 문인화가로서 인물화에 손을 대기란 정녕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심관(心觀) 선생은 문인화 작가로서 보기 드물게 우리 역사상의 훌륭한 인물들을 살아 움직이는 영상 이미지처럼 그려내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누구나 존경하고 숭배하는 세 분의 영덕 위인, 곧 고려 말의 고승 나옹선사(懶翁禪師, 1320∼1376), 여말 선초의 대학자로서 6천여 수의 방대한 시문을 남긴 목은 이색(李穡, 1328~1396), 조선 중기의 여류문인이자 요리 연구가로서 을 저술한 장계향(張桂香, 1598~1680) 등을 그만의 독특한 동적 필세로 표현하고 있다. 화폭 안의 시문을 음미하면서 인물들의 표정이나 동작을 살펴보면, 그들의 육성이 들리는 듯하다. 게다가 인물 곁에 있는 소나무나 바위, 매화나 대 등도 나와 함께 경청하고 있다는 생각에 미치면, 절로 미소가 맴돈다. 작품 속 주인공의 문학과 철학 세계를 천착하지 않고서는 그려낼 수 없는 것이 문인(文人)의 그림, 문인화(文人畵)이다.돌이켜 보면 지금까지의 인간의 의사소통은 음성이나 문자가 주로 담당해 왔다. 그러다가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사진기의 일반화로 급격히 이미지 시대를 맞이하는 듯하더니, 급기야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영상기기의 일반화로 유튜브 시대, 곧 동영상 시대를 맞이했다.사진기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우리는 회화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 프랑스의 역사화가 폴 들라로슈(Paul Delaroche, 1797~1856)는 당시의 프랑스 화가이자 사진을 발명한 루이 다게르(Louis Jacques Mandé Daguerre, 1787-1851)에게 비난을 퍼부으며 “오늘을 마지막으로, 회화는 생명을 잃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히려 회화는 죽지 않고 사진과의 경쟁을 통해 인상주의, 미래파, 극사실주의 등과 같은 새로운 미술 세계를 열어나갔다. 마찬가지로 각 가정에 TV가 등장했을 때, 우리는 영화가 사라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 영화는 TV의 위협을 물리치고 대형 영상이 주는 독점적 지위를 지키며 굳건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에는 TV가 사라지고,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에는 책과 종이신문이 사라지는 줄로 생각했다. 하지만 전통적 미디어는 변신을 거듭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건강하게 살아남아 있다. 컬러사진이 나타나자 먹빛은 설 자리를 잃고, 다양한 폰트가 난무하자 서예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여전히 먹빛은 찬란하고, 서예는 캘리그라피가 위협해도 까딱없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먹빛을 새롭게 창조하고, 슬로우 아트인 서예를 갈고 닦는 심관 선생과 같은 훌륭한 작가가 탄생하고 있기 때문이다.한 가지를 잘하기도 어려운데, 심관 선생은 오랜 세월 동안 시(詩)·서(書)·화(畵) 세 가지를 기본 소양으로 갖추고, 거기에다가 현실 코드와 문화 트렌드를 정확히 읽어내며 위기의 문인화를 지키고, 살리는 방법을 꿰뚫고 있었다. 자칫 응물상형(應物象形)·전이모사(傳移模寫)에 머무를 수 있는 문인화를 역사 속 인물의 정신세계에서 기운생동(氣韻生動)의 붓 길을 찾아내는 등, 선생에게는 전통 문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줄 아는 자기만의 노하우가 있었다. 그림과 글씨 및 그 내용 등의 각 요소가 절묘하게 어울려 아름다운 협주곡을 이룰 때, 우리는 훌륭한 지휘자로서의 작가를 만나게 되고, 나아가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아우라를 느끼게 된다. 심관(心觀) 선생은 그의 아호처럼 마음으로 느낀 ‘심상(心象)’과, 눈으로 캐치한 ‘관점(觀點)’에 따라 사물의 핵심을 잡아채고 있다. 역사 속에 비석처럼 멈춰선 선인(先人)들의 삶을 그만의 감성 여울로 불러내어 말을 걸기도 한다. 그리고 고향의 묵은 텃밭에서 오랫동안 가꾸어 온 예술혼으로 작품의 결실을 보고 있다. SNS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소통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소통의 시대에는 상황에 어울리는 작품을 제작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자칫 문자권력을 부린답시고 지나치게 현학적으로 치달으면, 작가 자신도 자기 작품을 이해하지 못하는 해프닝이 일어난다. 아무리 좋은 선인들의 말씀이라도 소통이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심관 선생은 한글이 없던 시절의 한시를 그대로 쓰고, 다시 이를 한글로 풀이해 주는 친절한 소통의 작가라 할 수 있다. 국한문 혼용의 글씨임에도 절묘한 하모니를 이룸은 자신만의 산조나 재즈풍의 가락이 들어있기 때문이리라.  심관 선생의 관심은 인간과 자연의 대결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조화에 있다. 역사 속의 인물도 그의 손을 거치면 자연의 일부가 되고, 인물이 들려주는 삶의 철학은 사군자를 비롯한 소나무, 연꽃, 바위 등의 자연물이 대변해 주기도 한다. 가끔은 까칠한 까치와 너그러운 호랑이가 이야기로 들려주기도 하고, 집 나온 게나 해변을 찾은 개구리가 기타를 치며 노래로 들려주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나 소란한 건 물론 아니다. 이따금 차 한잔 속에 절대 침묵으로 흐르기도 한다. 자연은 늘 그의 스승이자 경외의 대상이다. 그래서 화제 마지막엔 항상 ‘합장(合掌)’ 또는 ‘손 모음’으로 맺고 있다.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간 고려 말의 고승 나옹선사가 태어난 곳, 역시 고려 말의 문장가 이곡(李穀)이 노마드가 되어 산수유람 차 들렀다가 대문장가 이색(李穡)을 낳은 땅, 사랑과 나눔의 조선의 큰어머니 장계향(張桂香)이 시집온 곳, 조선 초기의 대학자 권근(權近)이 귀양 왔다가 쓴 ‘해안루기(海晏樓記)’에서 선경(仙境)으로 표현한 지방이 영덕이다. ‘대게의 맛, 문향의 멋’이 넘치는 영덕에 들러, ‘붓질의 흥, 먹물의 향’이 넘치는 심관 선생을 만나고 싶다.   
2017.03.06
0
신일서예원 1:1 상담톡
운영자 부재 중입니다. 대화를 남겨두시면 확인 후 순차 답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