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대로의 시간인데,
종강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인간이 정해놓은 특별한 의식 속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원효대사는
"나지 말라, 죽는 것이 고통이다. 죽 말라, 나는 것이 고통이다."라고 하셨다.
오면 가야하고, 가면 와야 하는 것이 진리이다.
학기를 시작했으니 마침이 있는 것도 당연한 이치.
하지만 마침은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준비인 것이다.

종강에 즈음하여 이런 말을 하기는 뭣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남의 죽음을 보고도 자신의 죽음은 모르고 산다.
백년도 못 사는 인간이 천년 만년 살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뜻이겠는데,
종교인과 예술인에게는 죽음이란 없다.
예술가의 경우 죽어도 작가의 영혼의 산물인 작품은 남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