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다녀왔다. 1947년 파리오페라의 발레마스터로 재직했던 조지 발란신이 조르주 비제의 ‘교향곡 제1번 C장조’에 맞추어 안무한 작품 초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서예가인 나에게는 무대와 의상이 ‘블랙 앤 화이트’로 단순화되어 있다는 데에 관심이 고조되었다. 서예도 끝없는 블랙과 화이트의 격조 높은 앙상블이기 때문이다. 과연 색이 없는 무색의 찬란함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밤이었다. 프리마 발레리나를 비롯한 모든 여성 무용수는 흰 옷을 입고 있어 화선지를 연상하게 하고, 하여 프리모 발레리노를 비롯한 모든 남성 무용수의 검은 옷을 입고 있어 먹을 머금은 붓을 떠올리게 했다. 평소에 발레 동작을 보면서 어쩌면 저렇게 서예의 필법과 같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무대와 의상까지 흑백으로 처리한 공연을 보니 과연 절조 넘치는 라이브 서예를 보고 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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