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후배들을 만나러 가는 대구길
그것도 墨友를 만나러 가는 길은 가볍다.
게다가 딸내미도 대구에 있지 않은가.

74년도, 그러니까 32년 전의 나의 청춘은
무척이나 어두운 시절이었지만
바닥을 친 삶이었기에 소중한 추억이다.

꾀죄죄한 촌놈이었으니
사랑이 통할 리 없었고
우정이 묻어날 리 없었다.

그 때만 해도 대구는 상대적으로 빛나는 도시였다.
모든 일은 자신과 타협하는 수밖에...

그래서 붓을 잡았다.
경묵회라는 서클을 만들고
뭘 몰랐기에 경묵회가를 작사, 작곡하고
라면을 안주로
소주와 막걸리로 먹을 갈았다.

구리를 지나
중부고속도로 타나가 다시
영동고속도로... 다시
중부내륙고속도로... 다시
경부고속도로
집에서 4시간만에 드디어 대구...
세상 좋아졌다!

먼 근심과 그리움 모두
忘憂공원에 얹어 놓고
추억담 속에
누구는 장학사 교감 교장 되고
누구는 중국 미국에서 사업하고
누구는 문화만이 살길이라 하고
누구는 시를 쓰고
누구는 문화해설사 되고
누구는 놀고...
이 모두가 경연에서 솟구치는 에너지란다.

대구에서 가장 전망 좋고, 유명한
스페인 교포가 세웠다는
인터불고 호텔의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쐬주 짜면서...

꼬박 밤을 새우고
새벽 골프공 소리에 비로소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