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자료

(준비) 칼 이야기

칼 이야기

- 흉기에서 창조의 도구로 -

 

도정 권상호

創造(창조)를 위해서는 이 필요하다. ‘()’(칼 도)’가 들어있는 것을 보면, 칼은 창조의 도구이다. 그 칼은 手術(수술)할 때처럼 잘 쓰면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凶器(흉기)로 변하여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살자자살의 차이처럼, ‘출가가출처럼, 동전의 양면처럼 비슷한 듯하지만 그 결과는 전혀 다르다. 하기야 같은 물을 마시고도 소처럼 牛乳(우유)를 만들기도 하지만, 뱀처럼 (독 독)을 만들 수도 있는 법이다. 알이란 남이 깨면 후라이처럼 요리가 되지만 스스로 깨고 나오면 날 수 있다.

(약 약)의 상대자는 (독 독)이다. 독을 없애는 데 다른 독을 쓴다. 惡人(악인)을 물리치는 데 다른 악인을 쓰나니, 이를 以毒制毒(이독제독)이라 한다. 그래서 毒藥(독약)이란 말이 생겼나. 똥독 개독보다 무서운 게 눈독이다. 기름 종지는 고양이 눈독에, 어물전 생선은 솔개의 눈독을, 순박한 덥석부리 총각은 앙순이의 눈독을 피할 수 없다.

()풀을 먹으니 즐거워지는 것은 약이다.’로 풀이된다. ()(어미 모) 자가 밑에 붙은 것으로 볼 때, 처음에는 순했으나, 자르고 잘라도 돋아나는 이미지의 () 자가 붙어 있는 것을 보면, 독이 독하기는 독한가 보다.

일찍이 과부가 된 진시황의 어머니는 淫蕩(음탕)한 여인이었다. 그녀의 음욕에 시달리던 情夫(정부)이자 진시황의 진짜 아버지인 呂不韋(여불위)는 마침내 대역을 구했으니, 摎毐(규애)인데, (맬 규), (음란할 애) 자를 쓴 사실이 재미있다. 그는 거대하고 단단한 男根(남근)을 오동나무 수레바퀴에 끼워 수레를 굴릴 정도였으니, 태후가 어찌 반하지 않으리오.

, 칼은 본디 이었다. 동사 갈다’, ‘가르다에서 왔다. ‘골다에서 가 오고, ‘자다에서 이 오듯이... 갈은 물건을 베거나 썰거나 깎는 데 쓰는 도구이다. 하지만 언제든지 흉기로 변할 수 있으므로, 칼은 평소에 잘 갈무리해 둬야 한다.

칼을 가리키는 한자로 이 있다. 이 두 글자의 차이는 무엇인가. '는 칼날이 한쪽에만 있는 외날 칼을 말하며, ‘은 칼날이 양쪽에 다 있는 양날 칼을 말한다. 다시 말해 는 한 방향으로만 벨 수 있는 칼을 말하며, ‘은 손목을 돌리지 않고 上下左右로 휘두르며 벨 수 있는 칼을 말한다.

모양도 서로 다르니, ‘는 대개 완만한 곡선의 칼날과 직선에 가까운 칼등이 있는 부엌칼처럼 생긴 칼을, ‘은 대개 양 칼날이 직선이고 칼끝이 좌우 대칭으로 뾰족하게 생긴 칼을 말한다.

모양의 차이는 결국 기능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비교적 넓적하면서 칼날이 날카로운 베기에 유리한 칼이며, 칼이 좁으면서 칼끝이 창처럼 뾰족하게 생긴 찌르기에 유리한 칼이라 할 수 있다. ‘는 중국집에서 흔히 쓰는, 넓적하면서 네모나게 생긴 종류의 칼을 본뜬 글자이다.

삼국지에서 관우가 병기로 쓴 靑龍偃月刀(청룡언월도)’는 무지막지하게 생긴 반달 모양의 큰 칼이다.

아주 작은 칼은 (비수 비)’이다. 비수에는 손을 비기쉽다.

口蜜腹劍(구밀복검)笑裏藏刀(소리장도)하는 자를 조심하자.

刻舟求劍(각주구검)見蚊拔劍(견문발검)하는 어리석은 자는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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