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몽(筆夢)을 지향하며
지도교수 권상호
화풍난양(和風暖陽)의 봄에 수원대와 인연을 맺는가 했는데, 동빙한설(凍氷寒雪)에 졸업작품전이라니 세월의 무상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첫눈이 첫눈에 반할 정도로 폭설로 시작된 이 겨울에 추위를 녹이는 열정의 졸업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의 고난을 딛고 이룬 결실이라 더욱 감개무량(感慨無量)입니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예전공을 선택하여 전문 아티스트로서의 소양을 기르고 실기를 익혔으며, 이제 졸업이란 하나의 완성이자 또 하나의 출발인 이정표를 마련하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온 여러분 모두가 장하게 느껴집니다. 각자의 서로 다른 빛깔과 향기로 개성적인 예도(藝道)를 걸어왔지만, 노력에 비하여 결실의 부족으로 아쉬워하는 여러분의 겸손한 모습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졸업작품전을 통하여 앞으로 한걸음 한걸음씩 미지의 새로운 예술 세계를 향하여 내딛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여러분은 한국서예의 현주소에 뛰어들어 한국서예의 정체성을 찾고, 나아가 세계서예 속에 한국서예의 독자성과 창의성을 일궈나가는 수원대 서예인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비록 졸업은 하더라도 원우회 일원으로 변화를 꿈꾸는 영원한 현역 서예가로 남기를 바랍니다.
꿈은 혼자 꾸면 꿈이지만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21세기 초반이라는 시간과 한국이라는 공간의 굴레 속에서 공동체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서예를 통한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에 함께 힘을 모읍시다.
함께 필몽(筆夢)을 꾸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