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가 한비자의 설검

<한비자(韓非子)>

-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대표적 법가(法家) ‘한비자(韓非子)’는 말했다. “악이 없어지고 선이 생기는 것은 법을 잘 만듦에 달려 있고, 법을 공정하고 분명하게 실행하면 국가사업이 성공한다(惡滅善生隨立法 分明正確成公業).”

“현명한 지도자는 법을 잘 만들어 백성을 편안하게 하지만 어리석은 지도자는 꾀를 부려 험악한 세상에서 맴돌게 한다(明君設法置安全 亂主謀能旋險惡).”

한비자(韓非子)의 오두(五蠹) - 나라를 좀먹는 다섯 종류의 벌레

- 벌레처럼 준동(蠢動)하면서 국정을 농단(隴斷)하고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다섯 종류의 인간.

- 학자(學者), 논객(言古者), 깡패(帶劍者), 측근(患御者), 상공인(商工之民).

cf: 을사(乙巳)오적(五賊) - 구한말에 을사조약(乙巳條約)의 체결에 가담한 다섯 매국노. 외부대신 박제순, 내부대신 이지용, 군부대신 이근택, 학부대신 이완용, 농상공부대신 권중현을 이른다.

김지하 시인 유신오적 - 재벌, 국회의원, 고급 관료, 장차관, 장성

법치로서 엄격히 제거해야만 국력이 깎이지 않고 나라의 안정이 유지될 수 있다고 했다.

첫 번째로 학자는 선왕의 도라고 일컬어 인의를 빙자하며 외형과 복장을 성대하게 꾸며 가지고 변설을 교묘하게 하여 당대의 법을 의혹하게 만들어 임금의 마음을 어지럽게 만든다고 한다. (其學者, 則稱先王之道以籍仁義, 盛容服而飾辯說, 以疑當世之法, 而貳人主之心). - 권력에 붙어 그 이익을 빨아먹으며 나라를 좀먹는 어용학자들의 행태를 두고 한 말. 겉으로는 옛법과 풍속을 들먹이며 제도와 문물을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만들어 나라의 법치를 어지럽힌다.

두 번째로 논객은 거짓말과 간사한 일컬음으로 외국의 힘을 빌어서 그 사사로운 이익을 성취하고 사직의 이익은 버린다고 한다. (其言古者, 爲設詐稱, 借於外力, 以成其私, 而遺社稷之利) - 합종 연형(合從連衡)의 대가(大家), 요즈음으로 치면 언론과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사이비 논객 무리들이 정쟁을 부추기고 국론을 어지럽게 하는 행태.

세 번째로 협사는 칼을 차고 무리를 모아서 절개와 지조를 세워 그 이름을 드러내어 다섯 관직의 금령을 위반한다고 한다. (其帶劍者, 聚徒屬, 立節操, 以顯其名, 而犯五官之禁) - 의협을 내세우나 법치를 훼손하는 무리로, 요즈음으로 치면 조직 폭력배나 강패, 건달과 같은 무리들을 일컫는다.

네 번째로 측근들은 사사로이 뇌물을 받아 챙기고 유력자들의 청탁은 들어주면서 싸움터에서 말의 땀을 흘리면서 공적을 세운 전사들은 물리친다고 한다. (其患御者, 積於私門, 盡貨賂, 而用重人之謁, 退汗馬之勞) - 왕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무리들을 말하는데 이들은 나라의 이익보다 사익을 위해 국정을 농단하는 폐해를 저지른다. 측근들의 농단 때문에 실제로 나라에 공적을 세운 자들은 소외되고 조정의 기강은 무너져 나라는 패망의 길로 가게 된다.

다섯 번째로 상공인들은 일그러지고 질 낮은 상품을 만들고 좋지 않은 재화를 사두었다가 때를 기다려 농부의 이익을 가로채 간다고 한다. (其商工之民, 修治苦窳之器, 聚弗靡之財, 蓄積待時, 而侔農夫之利) - 좀벌레인 상공인은 주로 불량품을 만들고 매점매석을 하는 좋지 못한 상공인들에 대한 비판이다.

이 다섯 가지가 나라를 좀먹는 벌레들이다. 군주가 이 다섯 좀벌레들을 제거하지 못하고 바르게 살려는 사람들을 살기 힘들게 하면 곧 천하에 깨어져 멸망하는 나라가 되거나 소멸되어 없어질 조정이라 해도 괴이한 것이 아니다. (此五者, 邦之蠹也。人主不除此五蠹之民, 不養耿介之士, 則海內雖有破亡之國, 削滅之朝, 亦勿怪矣) - 그 당시 전국시대나 오늘날의 우리 사회나 다를 바가 크게 없다. 어용학자들, 사이비 논객들, 강패 건달들, 부패한 고위 공직자들, 비리 상공인들 등등. 그 당시와 비교해 볼 때, 국가나 사회의 모습은 조금 다르지만 나라를 좀먹는 벌레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