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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일 - 7월 27일(목): 카트만두에서 마지막 밤을
수도 카트만두로 돌아가는 길에는 에어컨 시절이 잘된 그린라인(Green Line) 버스를 선택했다. 값은 네 배 정도 비쌌지만 점심 식사가 제공되는 등, 비싼 값을 톡톡히 했다. 지치지 않고 틈만 있으면 셔터를 눌러대는 이 선생님은 필름 카메라로 수십 롤을 다 찍고, 게다가 디지털카메라로도 40메가 정도나 찍으셨단다. 서로의 열정에 찬사와 위로를 아끼지 않고 다소 뿌듯한 마음으로 카트만두로 돌아가는 길이다. 중식은 강가의 왕궁처럼 아름다운 집에서 간이 뷔페식으로 제공되었다. 정원의 기기묘묘한 꽃들은 아름다운데 다가서는 아이들은 왜 저리 더러운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문명화된 기준으로 미를 파악하는 내 눈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 카트만두 시내에 들어서자 참으로 인간이 만든 도시라는 작품은 추잡스럽게 느껴졌다. 인간처럼 더불어 사는 개미들의 모습은 진정 아름다웠는데…….
다행히 그린라인 버스 터미널은 우리 숙소 빌라에베레스트(Villa Everest)와 그리 멀지 않았다. 이곳은 한국의 거의 모든 산악인들이 거쳐 가는 곳이다. 엄홍길, 박영석씨를 비롯한 많은 산악인들의 사인이 벽에 붙어 있고, 수십 개의 국내 산악 단체의 페넌트(pennant)가 전시되어 있었다.
오후의 남은 시간을 이용하여 국립박물관을 찾았다. 옛 왕궁의 하나를 개조하여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구경꾼이 거의 없이 썰렁한 관람을 했다. 그나마 기분 좋은 일은 인형전시관에 한국과 일본의 인형만이 특별히 크게 전시된 사실이었다. 아마 두 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구경 오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시물은 수백 종의 다기 다양한 칼과 불상이었다. 불상관을 살필 때에는 경주나 부여 박물관인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우리의 경우와 비교하면, 불상의 격식은 다름이 없으나, 낯선 불교의식 용구가 많이 눈에 띄었다. 힌두교 유물과 불교 유물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힌두교에서는 부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선지자로 생각하는 것이다.
다시 어렵게 택시를 흥정하여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원숭이사원에 올라갔다. 사원의 한가운데에는 스와얌부나스 불탑(Swayambhunath Stupa)이 금빛 찬란하게 우뚝 솟아있다. 카트만두 시내가 한눈에 들어 왔다. 가까이서 보기엔 소음과 매연, 무질서와 태만의 도시였는데, 멀리서 보는 카트만두는 신이 내린 정원처럼 보였다. 순간 인공위성에서 찍어 보낸 보옥과도 같은 지구의 아름다운 사진이 머리를 스쳤다.
네팔 안에서 가장 불교 냄새가 많이 나는 사원이다. 사원 한쪽에 서 있는 비석을 습관적으로 자세히 살펴보았다. 내용은 모르지만 네팔의 글자와 비석 양식도 티베트의 그것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티베트에 불교를 전수한 나라지만 이젠 불교도는 10%가 안 되고 국민 대부분인 힌두교 신자이다. 큰 사찰 안에 엄전한 불상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가 하면, 힌두 탑이 그 옆에 서 있고, 온몸에 빨강 칠을 한 브라만상 앞에는 한 마리의 개가 졸린 오후 한 때를 보내고 있었다. 무수한 각종 탈과 불교 용품이 길손을 기다리고 있었다. 티베트에서 망명한 스님과 지난봄에 한국을 다녀온 바 있는 한 스님을 만나 이메일을 나누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름만 원숭이사원인가 하고 의심했었는데, 내려오는 길에 많은 원숭이 떼를 목격했다. 새끼를 업거나 안고 달아나는 모습이 영락없는 인간의 형상이었다. 네팔을 상징하는 문양과 십이지신상을 새기는 조각가를 내려오는 계단 옆에서 만나 기념품으로 서로 다른 2개를 샀다. 돌에 새기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와 좀 더 많은 대화를 나눠보지 못함이 아쉬웠지만 기다리는 동료를 생각해서 헤어졌다.
사원 아래 마당에는 난시장이다. 어딜 가나 시장을 둘러봐야 그 지역의 삶을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노천에 깔린 옷, 야채, 곡물 등이 우리와 많이 닮았다. 자전거에 싣고 파는 열대산 과일 망고(Mango)를 사서 시장기를 달래고 숙소인 빌라에베레스트로 돌아왔다. 네팔에서의 마지막 만찬이라 품위 있는 메뉴로 주문했다. 이 숙소의 주인은 놀랍게도 네팔에 ‘한국의 맛’을 심는 셰르파(Sherpa)족 앙도르지씨이다. 셰르파란 원래 ‘티베트계 네팔인’인을 지칭한다. 너무나 한국다운 된장국 맛 때문에 한국인이 주인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어김없는 네팔 사람이다. 앙도르지씨는 네팔 내의 한국건설 현장의 식당과 한국 산악인들의 전문 가이드로서 일해 오면서 네팔 최고의 한국통이 된 것이다. 그리하여 식당 내에는 여기저기에 한국 신문과 잡지에 소개된 그의 기사가 붙어 있었다.
저녁 식사 후 짐을 정리하고, 숙소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아이쇼핑을 한 후, 돌아와 짐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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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lee
아, 이젠 나는 사진을 접어야겠구나. 어린이의 눈에 정확한 초점과 자연스런 포즈 그리고 구도를 보라. 아 나는 이제 끝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