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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동정

제7일 - 7월 21일(금): 산 넘고 물 건너(티베트 네팔 기행문)

* 위: 티베트 마을 축제에 참여하여 기념촬영 
* 아래: 소나기를 만나 위험한 물도랑을 건너는 랜드 크루저

제7일 - 7월 21일(금): 산 넘고 물 건너

  자, 라싸를 떠나 힌두교의 나라 네팔로 가자. 예약해 놓은 4500cc 랜드 크루저가 일찍이 호텔 앞에 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산증으로 두통, 복통, 호흡기 질환 등을 생각하면 네팔로 가는 길이 반갑게 느껴졌다. 결과론적이지만 3박4일을 계획하고 달렸는데, 2박3일만에 1140km를 달려 카드만두까지 온 것이다. 하루에 그 험한 길을 400km 정도 달린 것이다. 둘째 날은 거의 아스팔트 공사 중인 길을 달려왔던 것 같다.

  오늘은 네팔행 그 첫날이다. 靑藏철도와 함께 달리는 나무초호수 가는 길과도 이별했다. 공항 구길을 따라 가다가 긴 다리를 건너자 우리는 우회전 쪽을 택했다. 이 반대쪽으로 가면 공항 가는 길이라 했다. 제법 눈에 익은 강을 지난다. 지구상의 모든 恨을 강물줄기로 풀어내듯 강물은 규정지을 수 없는 잿빛 색깔로 유유히 그 먼 바라를 향해 흐르고 있었다. 강 언덕의 제법 큰 나무들과 얕은 강물 위에 인공 조림한 나무들에게 수인사를 하고 라싸를 떠난다. 길가 초지에 양 떼들이 몰려온다. 사진 촬영을 위해 차를 잠시 멈췄다. 열댓 쯤 되어 보이는 몰이꾼 소년이 양 떼들 뒤에서 보란 듯이 채찍을 높이 들어 허공을 치면서 멋들어지게 ‘짝짝’ 소리를 낸다. 반대편에서는 마침 스무 명 안팎의 초등학생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즐거운 표정으로 신나게 떠들어대며 길가에 한 줄로 돌아오는 모습이 보인다. 옷은 빨래를 하지 않아 꾀죄죄하지만 표정만은 하늘빛만큼이나 밝다.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강과 산과 구름, 이 모든 것을 말없이 지켜주는 하늘이 있다. 티베트의 구름은 높이 오르다가 지친 나머지 산과 어울려 지낸다. 산 위에는 구름이 놀고, 산자락에는 양떼들이 논다. 절묘한 조화이다.

  마침 한 마을을 지나던 중 지붕 위에서 축제 행사를 갖는 모습을 목격했다. 시골 마을의 행사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먼저 구경을 할 수 있는지, 또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물어 보니, 젊은 청년 두세 명이 큰 나팔을 불면서 환영해 주었다. 우리 일행은 어렵사리 사다리를 타고 마을 한 가운데에 있는 한 지붕에 올라갔다. 수십 명의 남녀 마을 사람들은 한결같이 전통 의상을 입고 있었다. 붉은 가사를 걸친 스물 안팎의 비교적 어린 승려 네 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악기를 연주하면서 염불을 계속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본 즉 계절적인 축제라고 했다. 나중에 달력을 확인해 보니 마침 初伏인데, 이곳에서도 삼복 의례가 있는지 모르겠다. 여고생쯤 보이는 아가씨가 주소를 적어 주며 사진을 보내주면 좋겠다고 했다.

  마을을 지나자 본격적인 산행 길이었다. 이다지 숨 막히는 어려운 산길을 자전거 하이킹으로 도전하는 백인도 눈에 띄었다. 눈앞에 잡힐 듯이 보이는 之자형 산길이지만 차는 끊임없이 가속 페달을 밟아야 했다. 마침내 정상에 오르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것은 호수와 초원과 마을이 잘 어울려진 그림 같은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이 대자연에 묘한 그림자를 드리워 그때마다 산하가 달리 보이는 대형 파노라마를 연출하였다.

  그렇다. 산이 아름다운 것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호수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뒤를 돌아보니 불교 경전을 인쇄한 깃발, 이른바 오색 찡판(經幡)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한 젊은이는 끈질기게 찡판을 팔려고 따라왔다. 사려는 기색을 보이면 어디까지라도 따라온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다시 올라갔던 구비를 따라 내려와 기다란 강다리를 건넜다. 라싸와 반대편 쪽으로 머리를 돌렸다. 오늘 기사 옆자리에 앉아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대자연은 마음껏 즐기며 달렸다. 그러나 여전히 엄습해 오는 고소증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인위적으로 더 크게 심호흡을 하고, 물을 조금씩 마시곤 했다. 소문으로 듣던 다이아목스를 처방 받아 가져 올 걸……. 힘들어 하는 나에게 기사가 작은 氧(양)이라는 상표의 작은 산소통을 내게 건네주었다. 마음 같아서는 마음껏 들이키고 싶지만 조금씩 아껴 마셨다.

  고개 넘어 달리다가 들판에서 보리를 추수하는 마을사람들을 만났다. 일반적으로 가을보리를 봄에 거둬들이므로 봄의 또 다른 이름으로 ‘麥秋(맥추)’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여름에 거둬들이니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들판에 음식을 나르는 일은 역시 아낙네의 몫이었다. 어린 아들을 앞세우고 들길을 걷는 모습이 시간의 다리를 건너 어린 시절로 이끌어 주었다.

  한적한 길가의 음식점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맥주와 티베트 토속 음식으로 점심을 간단히 때웠다. 앞문 없는 화장실도 들렀다. 10년 전 중국 여행 때는 북경과 같은 큰 도시에서도 문 없는 화장실이 다반사였는데……. 그 사이 참으로 많이 발전했다. 화장실 문화가 그 나라 전체 문화의 척도라 해도 과언이 아닐 성 싶다. 어린 시절 시골의 짚방석 화장실문이 생각난다.

  또 달린다. 비가 연간 거의 없는 곳인데도, 수만 년 동안 내린 비로 수십 미터에서 백 미터가 넘은 높이의 큰 협곡이 생긴 것이 신기하다. 유채꽃밭을 여러 번 지나 험악한 골짜기를 넘으니, 라사시 경계를 지나 日喀則(일객칙, 르카치, Shigatse) 지구로 넘어왔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도의 경계를 넘어온 셈이다. 처음으로 만난 지역이 仁布縣(런뿌시엔, Rinbung)이다. 도로포장이 한창이었다. 대형 광장과 조형물도 현대식이었다. 분명 대변화였다. 순간 뜻밖의 소나기를 만났다. 보기 힘든 광경이다. 마을 옆을 스치는 널따란 도랑에 황톳물이 불어나 여러 대의 랜드 크루저가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얼마간 기다리고 나니 금세 물살은 잦아들고 지프차는 배기가스를 뿜어대기 시작했다. 그래도 순간 아찔했다. 4500cc의 위력이라고 할까? 맑은 하늘이 더욱 맑아 보인다. 눈앞에 펼쳐진 산길은 꾸물꾸물 기어가는 아나콘다 뱀과 흡사한 모양이다. 누드 산길을 누비는 기분은 정복 대장군이 된 기분이다. 고개마다 예외 없이 경번은 바위를 감고 펄럭이고 있었다. 더러 버려놓은 묵은 집들도 사람들은 살지 않지만 담과 마당이 그대로 고색창연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어쩌다 만나는 馬夫와 馬母, 馬童들은 기름을 먹고 달리는 현대판 自動馬에게 신기한 듯 그윽한 눈빛을 보낸다.

  마침내 티베트 제2의 도시 日喀則(르카치, Shigatse)에 도착했다. 고색창연한 도시에 어울리지 않게 공원에는 현대판 영웅기념비가 우뚝 서 있다. 어지럽다. 길가에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구릿빛 얼굴의 시민 모습이 깔려 있다. 이곳에서 제일 큰 사원 白居寺를 찾았지만 늦어서 정상에는 올라가 보지 못했다. 1418년에 세워진 사찰 경내에 조각, 벽화, 경전 등이 많다는데 역시 허사였다. 폐문 시간이라는 것이다. 늦었다면 입장을 시키지 말든지 금세 문을 닫으니 비싼 입장료가 아쉬웠다. 대신에 용심을 내어 1층 안의 불상과, 고탑 예술의 백미인 白居塔을 후다닥 찍고, 대문 잠그는 소리는 뒤로 하고 문을 나섰다.

  무척 피곤한 하루. 입맛은 없고, 탈진한 상태에서 병원에 들러 포도당 주사를 한 병 맞고 기운을 찾았다. 계곡마다 그림 같은 마을들, 유채꽃과 보리와 밀이 조화롭게 수놓은 들판, 계곡의 세찬 물줄기 등을 생각하며, 오늘 밤엔 붓을 잡지 않고 일찌감치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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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송형익
섞겨계시니???  못알아보겠네요!? ^^
권상호
허걱,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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